통일부, ‘공모직’에 한나라 인사 선임이 黨-政교류?

통일부가 25일 공모 절차를 거쳐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에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인 경규상(47)씨가 선임돼 적절성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경 씨가 맡고 있던 자리에는 지난 20일 박찬봉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전 대표가 임명됐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과 정부부처 간 인사 교류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통일부가 ‘당·정 간 인사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경 씨가 선임된 자리가 ‘공모직’이라는 점에서 공모 자체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두 사람의 인사에 대해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최근 추진된 한나라당과 통일부 간의 인사교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박 씨를 포함한 각 부처 고위공무원 7명을 당 수석 전문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논란은 경 씨가 맡게된 상근 회담대표 자리가 대외 개방된 ‘공모직’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박 씨는 경 씨의 자리를 이어 받았지만 경 씨는 홍양호 현 통일부 차관의 차관 발탁 이후 공석으로 유지되다 6월부터 공모절차가 진행된 계약직 상근회담 대표 자격으로 통일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상근 회담대표 세 자리 중 경 씨가 맡게 된 한 자리만 공모직이며 나머지 두 자리는 일반직이다. 결과만 따지면 통일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소속 간부들에게 돌아갈 두 자리를 지키면서 공모직이던 한 자리는 한나라당 당직과 맞교환한 셈이 됐다.

김 대변인은 “상근 회담대표 공모기간 중 경 씨가 응모했고, 박 대표는 그 후 경 씨의 자리에 지원해 선발된 것”이라며 “사전에 당과 통일부 간에 교류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별개로 움직였다”고 강변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경 씨가 남북회담 대표에 공모하면서 한나라당 외교·안보 전문위원이 공석이 되자 당에서 통일부·외교부·국방부 등에 추천해줄 것을 요구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박 씨가 자원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박 씨가 수석자문위원으로 확정되기 전 이미 경 씨가 남북회담 대표에 공모해 내정됐었다”면서 “남북회담 대표를 약 5년간 수행해온 박 씨도 변화를 원했었다”고 전했다.

통일부가 두 인사는 별개로 이뤄졌고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것처럼 한나라당과 통일부가 ‘사전 교감’ 없이 경 씨와 박 씨가 서로 원해서 이뤄진 인사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상근회담 대표에 응모했다가 떨어진 사람들은 공모 절차가 미리 짜인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요식행위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통일부 당국자들이 “당정 인사교류의 맥락에서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놓고 한나라당과 통일부 간에 나름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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