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개성공단 임금 현물로 지급”

▲ 통일부가 공개한 고려상업합영회사의 영업을 허가하는 북한당국의 증명서ⓒ데일리NK

개성공단 근로자들 대부분은 임금을 원화나 배급표가 아닌 현물로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경빈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은 7일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자신이 받은 임금을 북한 원화로 받거나 전용상점에서 현물로 지급받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 단장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북한 원화가 아닌 현물을 선호한다”며 “임금의 약 5%만 북한 원화로 받아 목욕이나 이발을 하는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같는 사실은 그동안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착취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밝힌 현금과 배급표로 지원받는다는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호주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계 호주인 송용등 회장이 우리 당국에 면담을 요구해 오면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고 단장은 “송 회장이 개성시 인민위원회 산하의 송악산무역회사와 51대 49의 비율로 합영회사 ‘고려상업합영회사’를 작년 1월 설립, 쌀과 밀가루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120여 품목을 수입해 개성 시내 백화점 및 보급소를 통해 공단 근로자들에게 배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상업합영회사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이 입주기업으로부터 받은 근로자 임금의 일부를 건네받아 물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근로자 임금(평균 59달러.사회보험료 8달러 제외)을 총국에 지급하면 총국은 세금 성격인 사회문화시책비(총임금의 30%)를 뗀 금액의 상당부분(70∼86%)을 고려합영회사에 건넨다.

고려합영회사는 이 돈으로 매월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쌀, 사탕가루 등의 생필품을 구입 개성백화점 등에 수송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성백화점 등 개성 시내 일부 상점이 공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공단 노동자들은 총국에서 받은 구매가능 액수가 적힌 명세서와 신분증을 제시하고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사실상 배급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북한에서 수익이 큰 기업소나 외화벌이 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다.

고 단장은 “개성백화점이 공단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전용 백화점이기는 하지만 개성시내 일반 근로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반 근로자들은 공단 근로자들과 달리 시장가격 그대로 구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송 회장이 남한에서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지불 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의혹을 해소해야겠다고 판단해 북측에서 받은 영업허가증과 구체적 장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측 노동자들이 지급받을 수 있는 현물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 실태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송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근로자 임금이 군부나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같은 임금 지급 체계를 갖춘 지 2년이 다 되도록 통일부가 지금까지 구체적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을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임금에 대한 논란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통일부는 ‘생필품과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북측의 설명만 되풀이한 채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사실조차도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송 회장의 주장만을 근거로 하고 있어 사실관계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근로자 직불제 도입에 대해 “총국이 지난 두 달 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돌면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며 “기업들이 총국 측에 직불제 도입을 적극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어 곧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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