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개성공단 北계좌개설 협조요청”

▲ 우리은행 개성공당지점 개점식

북한이 우리은행의 개성공단 지점 내에 계좌개설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과정에서 통일부가 우리은행측에 협조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회 통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통일부와 재정경제부, 외교부, 국정원, 우리은행 등의 남북경협 및 대북협력 담당 관계자들은 지난 3월초 개성공단내 북한 명의 계좌개설 요청과 관련해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북측 요구를 수용해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계좌를 개설하는 방안 ▲우리은행이 계좌개설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개성공단내 북측은행 조기개설 추진 ▲북측은행 개설시까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측 지도총국의 수납 업무를 협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통일부 관계자들은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의 북측 계좌개설 문제가 풀어야할 숙제로 부상하자 우리은행에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를 위해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협력사업의 범위 조정, 국내법 문제 해결, 미국 등에 대한 개성공단내 자금흐름의 투명성 설명 등을 통해 계좌개설 문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협력사업 범위, 금융실명제법이나 외국환거래법 등 국내법 문제, 그리고 미국 재무부의 반(反)테러법 준수 등에 대한 명확한 사전해결이 없이는 북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회의에 동석했던 재경부, 외교부, 국정원 관계자들도 우리은행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그러나 같은 달 말에도 우리은행에 공문을 보내 “개성지점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임원에 대한 금융서비스’라는 협력사업 승인 범위 내 행위로 해석할 수 있으며, 관리위원회의 남측 법인인 개성공업지구지원협회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거듭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통일부는 개성공단 계좌개설 문제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데 대해 “당시 회의에서 북한 요청을 받아들일 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우리은행이 북측 계좌 개설을 위해 업무 범위 확대를 요청해 왔다면 정부가 이를 검토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이 판단할 사안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통일부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북한측만을 도우려 했다는 점과 사기업에 사실상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는 입장을 취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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