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美 ‘北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에 “대북 압박 효과”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밝힌 데 대해, 정부는 “(북한이) 현재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지만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대북 제재·압박 강화 등의 상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테러지원국으로 북한이 다시 지정이 된다면 무역 제재라든가 무기 수출금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맥매스터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고려하고 있는 옵션”이라면서 “트럼프 내각은 이것(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전체적인 북한 전략의 한 부분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지난 2월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을 언급하면서 “(북한 정권은) 공항에서 신경작용물질을 이용해서 친형을 살해하는 족벌 정권”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분명히 테러 행위로 북한이 여태껏 해온 일들과도 일치한다”면서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하고 있고, 여러분은 조만간 더 많은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치권 내에선 지난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에 이어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로버트 포트먼(공화·오하이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등 미 상원의원 12명은 지난달 국무부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촉구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미 국무부는 이후 9년째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지난 7월 발표한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누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