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장관 내정 남주홍, ‘햇볕’ 거두고 ‘상호주의’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18일 국무위원으로 내정된 남주홍(56.사진) 경기대 교수의 장관 취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향후 남북관계 변화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통일부는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새 정부의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라 외교통상부와의 통폐합 대상이었다가 통합민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존치 쪽으로 가닥이 잡혔었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통일부 존치가 결정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명박 당선인은 18일 저녁 차기 정부의 장관 13명 및 국무위원 후보자 2명을 발표하면서 남 교수를 국무위원으로 소개했다. 이는 차기 정부에서 존치 가능될 가능성이 큰 통일부 장관을 염두해 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일부 폐지될 경우에는 남북관계 특임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남 후보자는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한 저에게 중차대한 일을 맡겨 책임감이 크다”며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국민의 희망과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임무에 최선을 다해 국가와 민족 앞날의 번성, 번영에 초석을 다지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보수적·원칙적 안보관 가져=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인수위원인 남 후보자는 이명박 당선인의 통일·외교 분야 핵심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안보통일보좌관을 지냈고, 국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꼽힌다.

남 후보자는 각종 기고와 강연을 통해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뿐만 아니라 ‘전시작전통제권’ 한국군 단독행사를 반대하는 성명에 동참하는 등 보수적 안보관을 보여왔다.

지난해 3월 15월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남 후보자가 발표한 발제문 내용을 통해 그의 대북관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발제문 보러가기

“2ㆍ13합의가 대미ㆍ대일관계 정상화 과정으로 이어진다면 북한 체제의 개방적 변혁은 불가피해진다. 경제지원과 교류의 증진은 곧 인권문제와 결부되고 이는 폐쇄적 전제통치기구의 혁파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카드는 김정일 정권 차원을 넘어 후계체제 즉 ‘주체조선’이 ‘강성대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여부에 관한 미국과 중국의 정치ㆍ군사ㆍ경제적 보장이 담보되지 않는 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즉 지금 북지도부는 이미 파키스탄 모델을 정착시켜가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미국과 중국의 비위를 맞추면서 최대한 시간끌기전략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분석대로 만약 이 시간벌기 위기관리전략이 실패하면 북한 정권과 체제의 급변과정이 소용돌이 칠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의 핵폐기 가능성을 ‘미국과 중국의 체제보장’ 문제와 결부시켜 바라보고 있다. 또한 경제적 보상만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한 새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을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남 후보자는 이외에도 여러 차례의 학술 토론회를 통해 본인의 대북관을 밝혀왔다.

“북한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동시에 과거처럼 한나라당 집권시 친북세력을 재야권으로 보호하고 우파 정부의 대북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계책도 세우고 있을 것이다.”(2007년 5월 7일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주최 토론회)

“한미관계에서 갈등은 존재할 수 있다. 막말에 가까운 노 대통령의 발언이 친북반미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작통권을 조기 환수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미국의 불신을 초래한다. 한미동맹의 내실을 가해야 할 시기에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 ”(2006년 8월 9일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주최 토론회)

2006년에 출간한 저서 ‘통일은 없다’에서는 “‘같은 민족’이라는 시각에서만 북한을 대할 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과 공동 안보 차원에서 통일을 향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이 주장하는 정·경 분리원칙에 말려들어 할 말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평화비용이라는 명분으로 ‘퍼주기 정책’으로 변질됐다”며 비판적 시각을 유지했다.

▶ ‘비핵·개방·3000’ 틀 안에서 대북정책 조율=남 후보자는 이와 같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대북억지력 강화를 주장하며, 노무현 정부의 자주·외교 노선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미동맹 강화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새 정부의 외교 키워드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남 후보자는 비핵화와 개방을 대북 지원의 전제로 삼는 ‘전략적 상호주의’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꾀한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과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남 후보자가 남북관계를 총괄하게 될 통일부 수장에 오르게 된다면 지금까지 ‘교류·협력’ 중심의 통일부 정책 기조가 상당히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을 폐기하고 북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대북정책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방적 대북지원보다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지원을 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볼 때 외교부와의 마찰도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와 직결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친북 단체들을 중심으로는 남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이 된다면 향후 남북관계가 경색될 수밖에 없어 한반도 평화정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언론본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남북 대결적 인사의 통일부 장관 기용은 이명박 당선인에게도 불행”이라며 남 교수 기용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통일단체들의 연대체인 ‘한국진보연대’도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남 후보자의 통일부 장관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친북 진영의 반발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통일부 장관) 한 분의 생각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 당선인의 대북관이나 ‘비핵·개방·3000’이란 큰 틀 안에서 향후 대북정책이 조율되고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명박 정부 하에서 통일부의 조직 및 기능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대북 정책 총괄부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 따르면 현재 6개 본부 체제로 짜여진 통일부 조직이 3~4개 본부로 축소되는 방안이 검토 중에 있고, 다른 부처와 중첩되는 업무도 이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주홍 후보자 프로필]

▲1952년 전남 순천출생 ▲덕수상고,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영국 런던대 국제정치학 박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미국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회 위원 ▲국방대학교 국방대학원 교수 ▲국가안전기획부 안보통일 보좌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 사무처장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인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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