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의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방안’을 지지한다

정부가 현금과 물자를 북한에 주고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데려오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통일부가 서독이 현금과 물자를 주고 동독의 정치범을 데려왔던 사례를 참고해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31일 청와대 신년업무보고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냉전 시절, 서독 정부는 현금과 원유, 구리, 커피 등을 동독 정부에 제공하고 3만4000여 명의 정치범을 데려왔다. 1963부터 1989년까지 27년 동안 약 34억4000만 마르크(1조 7000억원 정도)를 제공한 결과였다. 서독의 지속적인 노력은 한편으로는 정치적으로 억압받는 동독 정치범들을 구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독 사회의 점진적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현금과 물자를 주고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데려오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찾겠다는 실용적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정부는 이산가족행사때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을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비위를 맞추려다보니, 해결책에 다가설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이번 통일부의 계획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이라는 근본적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그것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방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납북자 490여 명과 국군포로 560여 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북한이 과연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조급한 생각에 대책을 내놓기에 급급해 졸속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곤란하고 충분히 사전 작업을 잘 해두어야 할 것이다. 과거의 동독 사회와 김정일의 북한체제는 비교하기 어렵다. 동서독은 오랫동안 왕래하였고 방송 교류도 지속적으로 했다. 과거의 동독은 김정일의 북한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합리적인 사회였다. 동독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까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수령독재정권과 2300만 주민의 관계가 현대판 노예주와 노예의 관계나 진배없다. 따라서 과거 동서독의 정치범 송환 사례를 충분히 활용하되, 김정일 정권의 특수성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사업의 전면에 나섰다가 갑자기 김정일의 변덕 때문에 뒤통수를 맞으면 대한민국 정부가 우습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민간 차원을 잘 활용하고 특히 1만5천명이나 되는 탈북자들을 잘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당과 행정기관, 군대의 허점까지도 잘 알고 있으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우리는 현금과 물자를 주고서라도 국군포로 납북자들을 데려오려는 통일부의 노력을 지지한다. 김정일에게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여 국민혈세를 퍼다주면서 김정일의 군사주의 노선을 강화해주고 정치적으로 한건 하는데만 급급했던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비정상 대북정책과는 비할 바 없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러나 통일부가 이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잘 설득해야 한다. 이 문제로 남남 갈등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김대중-노무현 세력은 무조건 이명박 정부 흔들기 자체가 목적인 만큼, 과거에 북한에 대가를 주고서라도 국군포로 납북자를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도 어느날 얼굴 바꾸고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 북한에 강성으로만 나가면 좋은 줄 아는 일부 비합리적 집단도 있는 만큼, 이들에게 반대할 빌미를 주어서도 곤란할 것이다.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이 간단한 게 아니다. 이 문제의 뿌리에는 남북 현대사 60년과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독재간의 대결이 잔존해 있다. 따라서 북한정권과도 힘겨운 협상을 해야 하고 남한내 반대세력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간내에 성과를 내려하지 말고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신중하고 치밀하게 일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사회주의 사회에 몽상을 가진 이른바 ‘진보’들이 있으며, 이들은 북한사회를 사회주의 사회로 착각하면서 북한의 수령주의만 제거하면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나은 ‘그 어떤 사회’가 있는 줄 잘못 알고 있다. 지난 10년간 친북반미 세력들은 바로 이들을 숙주로 삼아 변태적인 친김정일 행각을 해온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에 사사건건 반대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통일부는 일을 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언론도 사안의 중요성을 잘 깨닫고 보도와 해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