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되면 아이들과 잣 따러 올래요”

“통일이 되고 나면 아이들과 다시 와서 오늘 심은 잣나무에서 잣을 따고 싶어요”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나무를 심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유한킴벌리와 사단법인 평화의 숲은 1일 북한 고성군 금천리 일대에서 남측 신혼부부 100여쌍과 북측 주민 50여명 등 모두 2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4회 남북공동 나무심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금강산에서 남쪽으로 5-6㎞ 떨어진 금천리에서도 현지 주민들이 속칭 ‘검은 늪’이라고 부르는 저수지 인근의 야산에서 진행됐다.

금강산 자락 끝에 위치한 이 지역은 수십년 전 산불로 황폐화된 뒤 마른 갈대와 잡풀만 무성한 채로 버려져있던 곳이다.

참가자들은 남쪽에서 기른 4년생 잣나무 묘목 5천그루와 북한 금강산 양묘장에서 키운 3년생 소나무 1천그루 등 모두 6천그루를 벌거벗은 산등성이 6천여평에 정성스레 심었다.

초반에는 남측과 북측 참가자들이 각자 구역별로 따로 나무를 심느라 분위기가 다소 서먹했지만 일찌감치 할당량을 채운 북한주민들이 남측 참가자에게 일손을 보태기 시작하면서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함께 나무심기를 끝낸 남북한 참가자들은 산 정상에 올라 함께 심은 나무를 바라보며 “통일이 되고 나무가 자라 숲이 되면 다시 와서 함께 보자”며 덕담을 나눴다.

서울에서 온 최성안(38)ㆍ김미숙(32) 부부는 “북한으로 넘어오자 산에 돌과 흙만 보여 안타까웠다”며 “태어나서 처음 나무를 심어보는 터라 힘들긴 했지만 민둥산에 숲을 가꾸는데 일조할 수 있어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김성호(35)ㆍ김성혜(32) 부부도 “북한 주민과 함께 어울려 나무를 심을 수 있어 좋았다”며 “오늘 심은 나무가 잘 자라서 통일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서 추억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온정리에 사는 한 북측 참가자도 “오늘 남북한 주민이 함께 산 하나 전체에 나무를 심었는데 이런 노력으로 평화를 위해 힘쓰면 통일도 금방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5년째 북한에서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와 평화의숲은 오늘 행사로 고성군 일대의 나무심기 작업을 마무리한 뒤 개성 지역에서 나무심기 캠페인을 계속할 계획이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오늘 심은 나무가 자라면 맑은 물과 공기는 물론 알찬 열매까지 맺게되는데 남북한 주민들 모두 그 혜택을 누리면 좋겠다”며 “작은 나무 한그루지만 남북한 생태적ㆍ경제적 협력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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