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박’을 위한 독일의 통일 훈수가 기대된다

“크림반도 주민투표는 불법”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독일 메르켈 총리의 경고다. 독일은 이제 1990년 이전의 모습이 아니다. 3억 EU를 대표하는 강대국이다. 1990년 통일을 계기로 경제대국을 넘어 국제정치 대국으로 거듭났다. 영국과 프랑스로 대표되던 유럽을 이제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
 
통일 23년 차 메르켈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를 마치고 25일 독일 국빈방문길에 오른다. ‘통일대박’을 위한 독일의 훈수가 기대된다. 23년간 2조 유로라는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도 통일을 국가의 제2도약으로 승화시킨 것이 독일의 저력이다. 통일 당시 7700억 달러에 불과했던 무역규모가 2012년에는 3조 달러에 달해 20여 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무역흑자만 2500억 달러 규모다. 동독 작센, 작센-안할트, 튀링겐 주를 중심으로 광학전기, 광전지, 마이크로 전자 등 첨단산업이 생겨나 동독 재건을 이끌고 있다.

통일 초기 콜 총리는 정책의 혼선을 거듭했다. 예상하지 못한 통일로 사전 대비가 충분치 못했다.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자 콜 총리는 “만약 통일의 역사적 전례가 있었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았을 텐데…”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이런 총리에게 독일 국민은 4차례 총리직을 맡겼다. 통일 전 8년, 통일 후 8년 총 16년 총리직을 수행했다. 독일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독일은 우리에게 통일이라는 역사적 전례를 만들어 주었다. 급조된 갈지(之)자 통일정책에 시행착오가 없을 리 없었다. 2조 유로에 달하는 통일 비용의 2/3를 동독주민의 복지에 충당하고 말았다. 1:1 화폐통합도 답습할 수 없는 실책이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담아 밤베르그 대학 불룸 교수는 “코리아 카탈로그”를 만들어 발표했다. 독일통일의 교훈이 담겨져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길목마다 독일이 있다. 1964년 독일은 박정희 대통령을 초청해 광부와 간호사의 3년 치 월급을 담보로 1억 5000만 마르크(4000만 달러)를 제공했다. 50년 전 일이다. 원조에 의존했던 빈국(貧國), 비행기가 없어 에어하르트 총리가 보낸 루프트한자를 타고 방독길에 올랐던 나라에 천금 같은 ‘시드 머니’였다. 아우토반 차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박정희 대통령에게 손수건을 건네고 “우리가 도울 테니 힘내세요!”라며 용기를 주었던 나라도 독일이었다. “분단된 두 나라가 합심해 경제 부국이 되어 통일을 이루자”는 뤼브게 대통령의 말은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에어하르트 총리의 조언에 따라 포항제철을 짓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제 50년이 지난 2014년 독일은 통일 노하우를 손에 쥐고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 초청이 우리나라 제2의 도약을 선사할 것을 기대한다. 메르켈은 물론 가우크 대통령도 동독 출신이다. 반세기 전 에어하르트 총리와 뤼브케 대통령이 경제발전의 노하우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통일 노하우다.

통일은 대박을 넘어 축복이다. 남한의 30배가 넘는 북한 지하자원 매장량의 가치는 1경원에 달한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만들어낼 시너지는 한반도를 가장 역동적인 나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되고 중국의 동북3성은 경제허브로 동북아의 미래를 견인해낼 것이다. 시베리아 개발도 시간 문제다. 골드만 삭스의 통일 강국론에 이어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통일이 되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 박 대통령이 방문하게 될 드레스덴은 콜 총리가 1989년 12월 19일 동독시민과 유럽 및 국제사회를 향해 독일의 꿈을 외쳤던 곳이다. 냉철한 이성, 절제된 감정이 조화된 연설에 전 세계가 감동했다. 이 역사적 현장에서 밝힐 박근혜의 통일구상은 또 한번 세계를 감동시킬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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