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민협약으로 남남갈등 해소를”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북 문제에 관해 남남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채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통일국민협약(가칭)’의 체결이 필요하다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이 11일 제안했다.

조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공동회의’ 발표문에서 “노무현 정부가 보수진영의 협력을 유도해 내지 못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진보진영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현재의 남남갈등은 노무현 정부 때와 정반대의 논리로 재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정책의 영역에선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대북정책 추진을 위해 “합의를 통한 정책추진 기반을 마련”할 것을 강조하고 국민합의의 틀로서 “일종의 사회협약인 통일국민협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보.혁 진영간 대화를 시작, 통일국민협약의 체결을 준비하고, 협약의 내용에 “소모적 남남갈등의 해소를 위한 기본적 행위규범”을 담아 “분파적 이익에 따라 민족 공통의 안위를 좌우할 가능성을 선언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조 소장은 제시했다.

그는 대북정책 추진 기반의 강화와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 차원에서 민족문제의 정쟁화 방지와 국민적 합의를 통한 대북정책 수행의지를 밝히는 것”도 제안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국민통합’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 민화협의 박원철 공동의장과 이승환 정책위원장도 남남갈등에서 강경론이 득세해 다른 합리적 논의를 차단하는 “배제의 근본주의화” 경향이 나타나는 점을 지적하고 남북관계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국민적 합의수준의 향상과 상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남갈등이 “어떤 의미에서 더욱 확대됐다”며 현재 이뤄지는 대북정책 관련 논란을 ▲’비핵개방 3000′ 정책 ▲미래지향적 남북관계와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 ▲북한인권 관련 조치 ▲한미관계 우선론과 통미봉남 ▲통일부 역할과 대북정책의 외교정책 종속 ▲금강산, 개성 등 남북관계 단절 대응 방안 ▲우파적 입장에 선 과거사 해석 등으로 정리했다.

이들은 “보수, 진보 양 진영의 극단적 주장을 배제하면 상호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보는 시각과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견해를 제외할 경우 “북한의 변화를 위한 대북정책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북한 인권문제를 이명박 정부에서 대북정책 논란의 핵이라고 지적하고 인권문제를 체제붕괴의 수단으로 삼는 극단적 접근과 외부적 요인만 해결되면 인권문제가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는 감상주의적 접근을 배제하면 역시 “북한 인권문제는 보편성의 원칙에 따라 제기해야 하지만, 붕괴의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인권 신장 자체를 목표로 추구돼야 하며,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북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시했다.

한미관계에서도 극단적인 대미 의존론과 반미론을 제외하면 “한미관계는 국가 발전에 중요한 전략적 외교관계이며 이를 보다 잘 발전시켜야 한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불평등한 한미관계 문제들은 보다 호혜평등한 차원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합의가 가능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이 연구소의 올해 통일의식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 북한을 여전히 협력대상(57.6%)이나 지원대상(21.9%)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면서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보고 협력적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사회적 합의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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