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외통위, `송민순 국감’ 비화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통외통위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이미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임명된데다 이날 오전 안보리 상임이사국 순방차원에서 중국으로 출국, 다소 ’김빠진’ 국감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송 실장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

더욱이 조직의 수장인 반 장관의 출국 때문에 유명환 1차관이 장관대리로 나섬에 따라 질의의 무게중심은 송 실장에게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송 실장이 18일 한 세미나에서 “인류 역사상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나라는 미국일 것”, “남북 교류협력이 많이 되면 어느 누구도 북한을 못친다”, “국제사회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없다”, “유엔에 우리 운명을 맡기면 자기 운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언급한 것이 이날 질의의 주요 타깃이 됐다.

첫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박진 의원부터 송 실장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송실장에게 개인적 감정은 없다”고 운을 뗀 뒤 “송 실장은 최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 대북 포용정책, 국제공조문제 등 주요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연이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가 유엔에 운명을 맡기면 자기 운명을 포기한 것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이는 유엔의 정신을 이해 하지 못한데서 나온 비상식적 발언”이라고 몰아 붙였다.

송 실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뽑은 제목만 보면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당시 발언의 녹취록을 읽어보면 오해는 없을 것이다”며 “유엔과 관련한 내 발언은 우리의 생각과 국제기구가 결정한 것 사이에 조화를 이루고 엇박자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송 실장의 미국 관련 발언에 언급,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미국은 한국을 위해 싸우다 3만명 넘는 전사자를 낸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했으면 한다’고 했다는데 이제 전작권 환수에 합의한 마당이니 송 실장은 미군 철수를 외치고 다닐 것인가”라고 몰아 세웠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조율해온 송 실장이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사유는 지난달 한미정상 회담과 관련된 사실확인 건이었다.

핸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오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관련 대화 내용 등을 질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력한 차기 외교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송 실장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부 대응책 마련을 주도하는 자리에 있는데다 최근 발언이 논란을 일으킴에 따라 다양한 주제에 걸처 의원들의 질문세례를 받아야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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