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 통영의 딸’ 국토대장정단이 23일 간 680km의 긴 여정을 마쳤다. 국토대장정단은 11일 1시께 50여명의 일일 참가자들과 함께 최종 목적지인 임진각 망배단에 도착했다. 이날 임진각 입구에서는 오길남 박사와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이들을 맞았다.
임진각에 들어선 단원들 대부분은 다리를 절고 있었고, 찬바람 탓에 피부도 터있었지만,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23일간의1700리 대장정을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이 묻어나 있었다. 단원들은 망배단 도착이 임박하자 “통영의 딸을 구출하자”고 외쳤다.
그동안 국토대장정단을 이끈 최홍재 단장은 “드디어 도착했다. 통영 여자 중학교에서 출발하면서 이날이 올까 싶었다”면서 “또한 단원들은 진통제·주사를 맞아 가면서 대장정에 임했다. 이 고통을 참아낸 단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최 단장은 “포기하고 싶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밀양에서 어린 아이들이 함께 도보에 참여한 이후 그런 마음을 버렸다. 아이들이 장대비를 뚫고 추풍령을 넘었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해단하지 않는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납치 피해자들을 구해내는 거대한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주단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수고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오길남 박사는 망배단 앞에서 “먼 길을 걸어온 국토대장정 단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또한 이 대장정에 함께 참여한 어린 소년·소녀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단원들을 맞았다.
오 박사는 “내 가족·납북피해자·국군포로에 대한 단원들의 사랑을 표시해준 것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면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모든 단원들의 다리가 심하게 상해서 곪았다. 그 고름이 힘이 돼서 신숙자 모녀와 납북자들을 꼭 구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더불어 북한이 빨리 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도리다. (북한을 압박하는 힘이) 대장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신숙자 모녀와 납북자들을 기억하고 송환을 기원하는 의미로 색색의 풍선을 북녘을 향해 날리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