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딸 구출위해 10만 서명 모을 것”







▲통영시 동호동에 위치한 현대교회/목용재 기자

지난 6일 오후 2시를 막 넘긴 시간. 서울을 출발한 지 4시간 반 만에 경상남도 통영시 동호동에 위치한 현대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정면에는 ‘통영의 딸을 구해주세요’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 남성이 종이 꾸러미를 들고 나오자 주위 신도들이 여러 비품을 챙겨 자동차에 싣는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통영의 딸을 구하자’는 각종 홍보물들이 눈에 띈다. 신숙자씨 구출 운동을 펼치는 목사님을 찾아왔다고 말을 건네니 그제서야 손을 멈추고 눈을 마주친다. 방수열 목사와의 첫 만남이다.


방 목사는 기자에게 “오늘 금호마리나리조트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장로 부부 200여명이 수양회를 한다. 그곳에서 신숙자 모녀 구출 운동을 홍보해야한다. 10만 서명 모으기 일환으로 그곳에서 미니전시회를 열 것”이라며 채 말이 끝나기도 다시 허리를 굽힌다.


방수열 목사는 지난 5월 25일부터 ‘정치범 수용소 전시회’를 열고 있다. 북한 관련 기도모임을 열고 있는 ‘에스더 기도본부’의 제의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때 마침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중인 신숙자 씨의 고향이 통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신 씨 모녀 구출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현대교회에서는 정치범 수용소 상설 전시장도 운영 중이었다. 방 목사는 지난 4개월 간 통영 롯데마트, 한산대첩 축제, 통영 여객선터미널,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 등 주변 관광지를 돌며 ‘통영의 딸 구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전시회 현장에 도착하니 방 목사의 부인인 소신향 씨가 준비해 온 간이 보드 판에 북한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고발하는 전시물들을 부착하고 있었다. 옆에는 신숙자 모녀 구출 서명 용지도 함께 놓여져 있었다.









▲현대교회 신도들이 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다(上). 아래 사진은 목사·장로 부부 수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목용재 기자

소 씨는 “서울에서 목사·장로 내외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면서 “이 미니 전시회를 통해 ‘통영의 딸(신숙자) 구출운동’과 정치범수용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서명도 받을 것이다. 또 그분들에게 교인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숙자 씨 구출 운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물으니 “신숙자씨가 오길남 박사에게 한국 유학생을 납치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며 남편에게 강하게 촉구한 태도, 자신의 불행에도 불구하고 다른 가정을 해치지 않으려는 그 마음이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 목사도 “서울의 목사․장로 부부들이 통영에서 수양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연락해 홍보의 기회를 얻었다”면서 “이분들이 도와주신다면 통영의 딸 구출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전시회를 관람한 목사·장로 부부들이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을 촉구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목용재 기자

이날 저녁 전시회를 관람한 강봉남 ‘장호원 성문교회’ 목사는 “처음 접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봐도 충격적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신숙자 모녀 구출 서명을 확대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150여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몇몇 목사는 신숙자 모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서울에 돌아가서명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방 목사가 진행하고 있는 ‘통영의 딸 구출 서명운동’은 현재(5일 기준)까지 4만 4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10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방 목사는 설명했다.


그는 “서명운동을 시작할 때 만해도 2만 명을 채우면 통영의 딸 구출과 관련된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시점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했다”면서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일간지에 ‘반기문 총장님께…통영의 딸을 구해주세요’라는 호소문을 전면광고로 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심은 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목사는 10만여 명의 서명을 모으면 정식 서한을 유엔에 보낼 예정이다. 현재 전국 각지의 NGO나 종교 단체 등에서 방 목사에게 자신들이 모은 서명을 보내고 있다.


방 목사는 오길남 박사의 입북과 재 입북을 종용한 윤이상 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수열 통영 현대교회 담임 목사는 “10만명의 서명을 모으면 유엔에 정식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목용재 기자


방 목사는 “위대한 음악가라는 것은 알고 있다. 통영 곳곳에 그를 기리는 조각, 사진 등이 그 증거”라면서 “하지만 윤이상 씨의 행적이 드러나고 있는 지금, 그를 통영의 상징으로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윤이상 재단과 관련된 사람들이 통영의 딸 구출운동으로 적지 않게 타격을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 이 활동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언젠가 충분히 공감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영은 윤이상 씨의 브랜드 파워가 큰 곳인 만큼 통영 주민들도 그에 대한 언급은 꺼리는 것 같다”는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신숙자 씨의 중학교 동창생인 김순자 씨도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윤이상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감정도 없다. 다만 오길남·신숙자·윤이상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윤이상은 통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숙자와 내가 다닌 통영여중 교가도 윤이상이 작곡했다. 숙자는 윤이상이 작곡한 교가를 부르며 자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벗인 숙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숙자가 공부만 못했으면, 간호학교도 못 갔을 것이고, 북한 갈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라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