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휠러가 본 ‘독특한 나라’ 북한

“나는 정말 태어나서 북한보다 독특한 나라를 본 적이 없다. 마치 영화 촬영 세트장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빌딩이든 지하철이든 진짜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눈가림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 여행전문 출판사 ’론니 플래닛’(Lonely Planet)사를 창업한 토니 휠러(Tony Wheeler) 회장이 2주 간 북한을 둘러본 소감이다.

휠러 회장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북한과 이란, 이라크 외에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쿠바,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알바니아 등 자신이 선정한 국가를 포함 2년 간 9개국 여행기를 엮은 ’나쁜 나라들’(Bad Lands-A Tourist on the Axis of Evil)을 펴냈다.

영문판인 이 책은 국내에서 론니 플래닛사의 한국 총판을 맡고 있는 신발끈여행사에 의해 16일부터 판매된다.

휠러 회장은 출간 보도자료에서 “’악의 축’ 국가들이 왜 나쁜 나라인지 반문해 보고 싶었다”며 “9개국을 둘러보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제외하면 신변의 안전을 특히 걱정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가장 불가사의한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깨끗하고 거대한 스탈린 공원과 노동 수용소가 공존하는 공포와 코미디 중간에서 오가고 있는 곳”이라면서 “북한은 고립돼 있는데다 정보가 부족해 서양의 시각에서 볼 때 더욱 이상한 곳이 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책 본문 40여 쪽(222-263쪽) 분량에 수록된 북한 편은 현지 가이드가 휠러 일행에게 “당신들이야말로 악의 축”이라고 투덜대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신들, 내가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창 밖으로 사진 찍지 않습니까. 가이드가 잠시라도 사라지고 우리의 위대하신 수령님에 대해 한마디라도 하면 낄낄대고 웃지 않습니까.”

휠러 회장은 “국경에서 평양으로의 6시간 여정 중에 북한이 정상적 생활을 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를 발견했다”며 “길에는 사람이 없었고 도로에는 한시간 동안 한 대(벤츠)의 차 밖에 지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휠러 회장은 통일을 위해 “가장 먼저 미국이 남한을 떠나야 한다”며 “미군을 남한으로부터 철수시키는 것은 처음에는 좋지 않은 상황을 연출할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 사람들도 웃고 놀고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것을 은폐하려는 정부와 사진촬영도 금지하면서 그들을 통제하려는 정부였다”고 마무리했다.

그는 또한 부시의 ’악의 축’에 속한 이란에 대해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고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사교적이었다”면서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쁜’(bad)이라는 것이 지극히 상대적임을 알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에서 테러리즘(Terrorism), 개인 숭배(Personality Cult), 다른 국가에 가하는 위협(External Threats), 자국민(Own Citizens)에 대한 탄압 등 4개 요인으로 자신이 만든 악의 척도(Evil Meter)에 따라 9개국의 점수를 매겼는데, 북한(7)이 가장 높고 쿠바(1.5)가 가장 낮았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