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도공, 北서 무슨 `일거리’ 만들어올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0일 김천 혁신도시 기공식 축사를 통해 “북쪽에 가는데 토지공사, 도로공사 일거리를 많이 만들어 오겠다”고 밝히면서 다음달 초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이 논의될 지 관심이다.

일단 노대통령의 발언은 대북 사회간접시설(SOC)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노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으로, 쌍방향 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토지공사와 관련해서는 제2의 개성공단 건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협사업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개성공단을 조성한 토지공사의 경험을 살려 나진.선봉, 원산, 해주 등에 비슷한 형태의 특구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빠져있던 김재현 한국토지공사 사장이 이례적으로 특별수행원으로 갑자기 추가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도로공사의 `일감’은 평양-개성고속도로를 비롯한 북측의 낡은 도로들을 보수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노대통령이 언급한 공기업은 토지공사와 도로공사 두 곳 뿐이지만 이번에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경제인들의 면면을 보면 다른 SOC분야도 활발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방북하는 이 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개성-평양 철도(평부선)을 비롯한 북한 철도 개보수와,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북한 전력인프라 구축 등과 연결된다.

하지만 노대통령의 바람대로 일거리를 많이 가져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와 한반도 긴장완화 등 `평화’ 이슈가 잘 풀여야 `번영’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노대통령의 발언은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관련된 문제가 잘 협의돼 다양한 남북경협 사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한 것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업들은 아울러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정부 예산만으로는 안 되고 민간 및 해외자본의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이달 초 KTV(한국정책방송원)에 출연, 남북경협 사업의 재정과 관련, “(정부) 재정으로는 이를 충당하기엔 어렵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민간자본도 투자돼야 할 것이고 세계의 여러 개발기금이라든가 해외 자금도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남북경협은) 사업으로 생각해선 안되며 국가와 한반도 민족의 문제라 생각한다. 개별 공장, 경영권 이런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남북 경협사업에 전에 없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정부와 재계 간에 대북 투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핵문제로 인한 국제적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당장 그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우리 기업들이 `수익성’ 등을 일단 뒤로 하고 대규모 대북 사업에 진출하게될 경우, 정부는 여론과 국회 비준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대북 SOC 투자를 위한 기반을 확보하는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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