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서 평온 찾는 탈북자

“하나원 밖에서 잠을 자는 건 처음인 데다 절에서 자는 거라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30일 오후 5시께 인천시 서구 황룡사(주지 무원스님) 법당 예불 시간.

참석한 이들은 불경은 펴놓고 있으면서도 상당수가 스님의 염불을 따라가지 못했다.

일반 불자가 아니라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 중인 탈북자들이었기 때문.

28명 대부분이 불자가 아니다 보니까 예불을 올리는 것이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몇 명은 좀이 쑤시는 지 법당을 슬며시 뜨기도 했지만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새로운 문화체험에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1박2일 동안 대한불교천태종 나누며하나되기운동본부가 추진한 템플스테이 행사에 참여 중이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황룡사에 도착 입재식을 치른 이들은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의 행사를 즐겼다.

오후 예불이 끝난 뒤에는 서구청을 방문, 민원실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익히기도 했다.

3개월인 교육기간을 10일 남겨둔 이들이 하나원 밖에서 숙식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아직까지 이들은 북쪽에 두고온 가족 등 때문에 외부 노출을 꺼리고 북적대는 장소를 피하는 경향이라 하나원에서는 외부 숙식에 조심스러워 한다.

그러나 템플스테이는 조용한 절에서 마음의 수양도 하면서 사회를 조금 더 엿볼 수 있는 기회라 하나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나원 관계자는 “하나원 밖에서 사회를 조금이나마 더 체험하는 것이 탈북자들이 사회에 나가 정신적 안정을 찾고 적응하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탈북자들도 정적인 사찰 분위기에 대체로 만족해하며 평온한 표정이었다.

북한에서 절에 가본 경험이 없다는 한 탈북자는 “절에 오니 조용하고 마음이 평온하다”면서 “내일은 다도체험도 한다는데 여러 가지로 유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절은 산 속에만 있는 줄 알았다며 길가에 이렇게 큰 절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웃음을 띠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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