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해제 적은 성과지만 중요”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15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는 “매우 적은 성과지만 중요하다”면서 특히 차기 미행정부가 북핵협상을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는 이날 조지타운대 모르타라 국제학연구소에서 ‘김정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겉으로 보기엔 끔찍해 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에서 제기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비판과는 달리 “현명한 조치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검증전문가들이 매일 상주하고 있으면 시료채취와 인터뷰 등 검증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과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빅터 차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앞으로 3-4년안에 죽을 경우 북핵 6자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다만 “북핵협상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던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했고 그 당시 향후 협상진전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했지만 그로부터 2개월 뒤에 협상이 열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북핵협상에서 최대 도전은 협상의 이행 과정에 들어갔을 때 협상문서의 애매모호한 표현을 둘러싸고 서로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을 수 있고 또 더 큰 어려움은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검증 문제가 될 것이라고 빅터 차는 전망했다.

그는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검증은 다른 형태의 협정이 요구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례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미신고 핵시설 검증은 앞으로 매우 어려운 과정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빅터 차는 미신고 핵시설 신고와 관련, 새로운 보상의 가능성에 대해 “시설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북핵협상의 진전을 위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유엔결의안, 에너지 지원연계 등 모든 자원을 다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는 북한이 앞으로도 또다시 핵협상 과정에서 협박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2002년 12월 핵검증팀 3명을 쫓아내고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가 작동되지 않는 상태로 돌려놓은 적이 있다면서 영변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쉽지 않겠지만 새 방식으로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는 북한체제를 누가 장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도 모른다”고 전제한 뒤 “김정일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건강은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6자회담의 진행과정으로 볼 때 북한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그가 66세이고 자연스런 노쇠 현상을 겪고 있으며 괴팍스런 생활습관이 그의 건강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아마 신장과 심장의 합병증 증세로 뇌졸중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빅터 차는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공개된 김 위원장의 사진은 그의 건강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런 점에서 “분명히 북한에서 뭔가 잘못돼 가고 있고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내일 그가 사망, 북한 권력에 변화가 생긴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이 공동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일단 각국 사정에 따라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미국이 이 문제를 먼저 논의하고 이후 일본을 추가한 다음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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