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지정과정과 해제절차

북한이 미 국무부가 이달 말께 발표할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예년처럼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정과정과 향후 해제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록 북핵 6자회담 `2.13합의’가 방코델타아시아(BDA)내 북한 자금 문제에 막혀 이행되지 않고 있지만 이 합의를 전후로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지난달 8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이미 (미국과) 합의한 문제”라며 “두고 보면 뭔가 차차 풀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테러지원국 명단은 매년 미국 상무부와 국무부가 협의를 거쳐 지정한다. 국무부가 주도하고 지정사유가 되는 테러 관련 활동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한다.

명단은 또 수출관리법, 무기수출통제법 그리고 대외원조법이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놓고 있기 때문에 한 번 포함되면 빠지기는 쉽지 않다.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명단을 경신만 안 하면 자동 삭제되는 것이므로 해제 절차 자체는 까다롭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그렇게 간단치는 않다. 여러가지 쟁점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 중에는 6자회담 당사국인 일본의 ‘납북자 문제’와 관련된 것도 있어 국무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국무부는 매년 지정 사유로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일본도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23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지를 판단할 때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의 진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요도호 납치범인 적군파 ‘테러리스트’들을 비호하고 있는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왔다. 또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485명의 한국인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처음 명단에 오르게 된 계기인 1987년 KAL기 폭파사건도 매년 보고서에 포함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쟁점들 때문에 명단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술적인 절차를 따져보면, 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하겠다고 결정하면 상.하원 의장 앞으로 각각 보고서를 제출하고 정해진 절차를 밟은 뒤 명단에서 북한을 빼면 된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지도부와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고 ▲북한이 더 이상 국제 테러행위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의 정부가 앞으로도 국제 테러행위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한 대통령의 보증이 담긴다.

이러한 요지의 보고서는 결정이 효력을 발휘하기 45일 전 의회에 제출돼 심사를 거치게 된다. 만일 의회 내에서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다면 45일 후 조치가 발효되지만 재검토 요청 등이 있다면 그 다음 과정은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결국 미국 정치권의 결단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라면서 “공화당과 민주당내 분위기를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면서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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