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쿠르드족 출신 의원 왜 대거 체포했나?

7월 총선 이후 2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 출신 의원들을 대거 체포하는 강경 수를 들고 나왔다.

터키 경찰은 쿠르드족 반군을 ‘순교자’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출신 의원 9명을 긴급 체포하였다고 9일 발표하였다. 체포된 의원들은 쿠르드족 정당인 민주사회당(DTP) 소속이다.

터키의 쿠르드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서 쿠르드족 출신 의원이 무려 24명이나 탄생하였다. 이들은 원래 민주사회당 소속이었는데 총선 전 전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다. 그리고 총선에서 당선되자 다시 민주사회당에 재입당하였다.

이들이 이런 방법을 택한 데는 쿠르드족의 의회 진출을 봉쇄한 법을 피하기 위해서다. 터키의 선거법은 정당 득표율이 10%에 못 미칠 경우 의회 진출을 막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4년에는 터키 의회가 쿠르드족 출신 의원들을 직접 축출하기도 하였다. 의회는 이 의원들을 쿠르드족 독립 투쟁과 연루시켜 의원직을 상실케 하였다.

지난 7월 총선에서 당선된 쿠르드족 출신 의원들도 모두 쿠르드족 분리주의 운동과 연루된 혐의로 이미 검찰에 기소되어 있는 상태였다.

터키에서 가장 강경한 쿠르드 정당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이다. 터키 정부는 1984년 이후 독립 투쟁을 벌여온 PKK를 불법 테러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에 체포된 의원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터키 정부군과의 전투에서 희생된 PKK 반군 병사들을 ‘순교자’로 미화하였다는 것이다. 터키 형법은 테러 행위를 지지, 찬양하는 발언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세계에서 자신들의 국가를 갖지 못한 가장 최대의 소수 민족으로 그 인구가 무려 2천 500만명~3천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이란과 이라크 및 터키 국경 지역에 걸쳐서 분포해 있다. 이들의 독립투쟁은 각 국가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로 취급되었으며 이라크에서 후세인의 대량 학살 등 수많은 쿠르드족의 희생이 뒤따랐다.

터키에서도 쿠르드족 문제는 가장 큰 문제이다. 유럽연합(EU)은 터키의 쿠르드 탄압을 비판하고 있어 터키의 EU 가입에도 장애로 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유럽연합의 권고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쿠르드 정책에 일정한 변화를 주고자 한다. 그러나 쿠르드 진영의 힘이 강성해지는 것을 경계하며 쿠르드노동자당에 대한 강경 입장만큼은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사회당은 PKK를 테러단체로 인정하라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요구를 일거에 일축했다. 민주사회당 소속 사바하트 툰젤 의원은 “우리의 후세들을 테러리스트로 부를 수는 없다”며 “우리는 분명한 독자성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터키 정부가 이번에 취한 강경 수는 쿠르드족 진영의 기세가 커질 것을 우려한 사전 정지 작업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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