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70일 전투’의 주요목표인 ‘강철생산’ 성과달성을 위해 일반 주민들은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파철(破鐵) 수집에 나설 것을 강요하면서 공장설비 파손 및 도난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70일 전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전국 주요 제강소들에 ‘더 많은 파철을 보내줄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이에 따라 공장기업소는 물론 소(초등)학교와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전민이 파철수집사업에 총동원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거덜 난 파철을 어디 가서 구해 오냐’며 야밤에 공장 담을 넘어 이곳저곳 뒤지거나 멋모르는 어린 학생들은 설비와 생산제품까지 훔쳐 내오기도 한다”면서 “때문에 공장 보위대와 난투극이 일어나기도 하고, 학생들은 두들겨 맞는 참상까지 벌어진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대군인들로 조직된 공장 보위대가 도적질 하다가 걸려든 남·여학생들을 무자비하게 때려 피투성이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면서 “일부 공장 보위대원들은 절도범으로 몰린 학생 부모들이 올 때까지 창고에 가둬놓는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어린자녀가 매를 맞은 데 격분한 수십 명의 친인척들이 몰려와 공장 보위대와의 난투극을 벌이기도 한다”면서 “일부 학부형들은 학교당국을 찾아가 ‘어린아이들에게 파철 가져오라면 어디 가서 구해 오냐’ ‘도적놈을 양성하는 거나 다름없다’며 항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해마다 주민들에게 파철 수집을 강요, 강선제강소와 성진제강소 등에 제공해왔다. 주민 동원으로 만성적인 물자 부족 문제 해결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매번 똑같이 ‘세대별 20kg 제출’을 강요하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주방용 철제용품까지 고철로 바쳤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과제 수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올해는 36년 만에 열리는 당(黨) 대회를 앞두고 성과마련에 급급한 북한 당국이 목표치를 배(倍)로 올리고, 과제 불이행시 엄벌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속 강조하면서 곳곳에서 불가피한 비법(非法)행태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하달된 강도 높은 파철 수집과제로 길가에 세워놓은 유모차와 자동차부속을 훔치거나, 심지어 주차된 열차방통까지 파괴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파철 수집사업은 결국 ‘도적질을 부추기는 지시’라는 불만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부모들은 ‘제발 철없는 애들에게 파철과제를 주지 말라’며 해당 구역 당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한다”면서 “일부에선 ‘말끝마다 전쟁, 전쟁하는데 파철이 절박하다면 진짜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