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북한 플루토늄 50㎏’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을 어떻게 신고하느냐를 지켜보면 그들의 협상의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17일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전날 호주에서 ’북한이 보유중인 50㎏의 플루토늄을 폐기해야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착수와 궁극적으로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의 연설을 한 것에 대해 ’북한의 의지’가 곧 확인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3일 최종 채택된 비핵화 2단계 이행계획 합의문에 따라 북한은 연말까지 핵시설 불능화와 함께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해야 한다.

특히 신고 조치에서 미국은 물론 한국 등 관련국들이 가장 중시하는 대목이 바로 플루토늄에 대한 정보다.

북한이 얼마만큼의 플루토늄을 어떤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지에 대해 밝힐 내용을 분석해보면 북한이 얼마나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신고했는 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북한이 진전 궁극적인 ’핵폐기의 의지’가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소식통은 “한국은 물론 미국 당국자들은 그동안 수집해온 다양한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이 최대 50㎏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신고과정에 이와 근접한 수치의 플루토늄 양을 제시할 경우 북한의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50㎏에 근접한 플루토늄의 양을 신고하면서 구체적으로 현재 어떤 형태로 플루토늄이 사용(또는 보관)되는 지 밝힐 지 여부도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만일 그들이 만든 핵무기의 숫자를 밝히면서 각각의 무기내에 플루토늄이 얼마나 사용됐는 지를 밝힐 경우 이는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 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

핵 분야 전문가들은 첨단 핵무기일수록 플루토튬의 양이 적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얼마만큼의 플루토늄을 사용해 핵무기를 만들었는 지를 아는 것은 북한의 기술수준을 파악하는데 핵심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힐 차관보가 이날 연설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북한측은 일단 플루토늄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공개할 용의를 밝힌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6자회담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북측의 플루토늄의 생산 내역, 사용내역, 재고량을 모두 밝히고 그에 대한 검증활동까지 수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은 플루토늄을 언제 얼마나 생산했고 어디에 썼으며 재고잔량이 얼마나 되는지 현재 보유량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등을 다 밝히고 그것을 확인하는 검증 활동도 허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것을 우리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힐 차관보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부분에 있어서도 “금년 말까지 북한이 보유중인 어떠한 프로그램도 완전 포기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렇게 믿을 만한 합당한 근거(good reason)가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UEP 문제도 향후 큰 암초가 될 가능성이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결국 ’플루토늄 50㎏’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북한이 자신이 신고한 플루토늄을 비핵화 2단계 이후인 핵폐기 과정에서 확실하게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이른바 ’제2차 핵위기’가 완전해결이냐, 아니면 임시 봉합으로 정리되느냐를 가늠하는 방향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은 북한이 UEP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해명’과 함께 신고한 플루토늄의 ’확실한 폐기’를 약속하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관련 물질이나 무기를 전량 안전한 방식으로 폐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북한과 관계정상화(수교)를 하고 가능한 최대 수준까지 각종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빅딜’을 할 의향이 있음을 북한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빅딜이 성사될 수 있는 시점으로 내년 여름, 구체적으로는 7월이나 8월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이 항상 그렇듯 작은 사소한 일로도 전체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진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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