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대담] 과감한 결단 못하는 北, ‘정상국가’ 이끄는 방안은?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정치편②] "경제 개혁 바탕으로 체제 전환·인권 개선 유도해야"

북한정상국가로가는길 김영환 태영호 대담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와 유사) 대의원(14기)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최고인민회의 운영 방향과 헌법 개정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일각에서는 일종의 삼권분립을 향한 행보로,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지향해 온 ‘정상국가’ 정책의 일환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그는 이달 6∼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참신한 선전선동으로 혁명의 전진동력을 배가해나가자’는 제목의 서한에서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말했다. 인민애를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내부 경제 개혁에 대한 신호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내부적으로 농업·공업 개혁을 통한 근로의욕 고취, 부정부패 척결 등 시스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 개발과 북미 수교의 디딤돌로 삼으려고 했던 북미 정상회담이 난망인 상황에서 북한은 결국 내부 개혁에서 해답을 강구할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각종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력갱생’ ‘간고분투’라는 구태의연한 구호도 놓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 당국이 적절한 대안 마련을 모색하기 보다는 사회주의 체계 고수라는 과거 형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움직임에서도 유사한 양태다. 지난해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에 적극 나서면서 정상국가 건설 및 개혁개방의 의지를 대외에 각인시켜 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즉, 대외적으로는 비핵화와 국제협력을 이야기하면서도 핵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과 관련된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의지’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갈팡질팡 행보로, 김 위원장이 과감한 개혁개방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아직 스스로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맞춤형 정상국가 체계를 외부에서 연구해 역으로 북한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최근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북한인권 운동가인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부에 이은 이번 2부에서는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정치·경제 분야)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본지는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정상국가편(Part 2)’의 핵심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 태 전 공사와 김 연구위원의 대담 전체 내용이 담긴 영상은 국민통일방송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 김 연구위원의 대담 일문일답]

태영호(이하 태) : 북한이 정상국가로 되기 위해서는 현 정치법률구조를 개혁해야 하는 것처럼 해결할 문제들이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정치체계’가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영환(이하 김) :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핵심은 세습 반대, 상속 반대다. 북한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이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습을 정책화한 나라이기도 하다. 정상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이 부분 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태 : 햇볕정책 때 북한은 남한과 협력교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남한의 햇볕정책을 평화적 이행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 경계감을 더욱 높였다. 당시 한국과의 협력과 교류에 관여 했던 많은 북한 측 인사들이 그 후 처형되기도 했는데, 남한과의 협력교류에서 남한 쪽으로 끌려갔다는 것이 처형 명분이었던 것이다.

김 : 그렇지만 현재 북한은 주민들을 해외 노동을 보내고 해외 자본을 유치하며 사회 제도나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근대적 의식과 제도 등 전근대적 요소들은 바뀌는 데 많은 세월이 걸린다. 현재 북한은 여러 방면에서 변화하고 있고 또 비교적 빠른 속도로 전근대적인 요소들이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국가가 아니고 북한 주민은 이미 1990년대의 그 북한 주민이 아니다. 북한이 여기서 후퇴하게 되면 북한의 체제유지는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혁만이 유일하게 현실적인 체제유지 방안이기 때문에 개혁을 포기하거나 후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태 : 김정은도 북한이 남한과의 협력과 교류를 통해 점차 개방되면 이것이 체제붕괴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므로 김정은은 남한과 교류하여 정권유지에 필요한 외화를 벌면서도 체제를 유지하려면 개성공단과 같은 단절모델형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김정은이 원산 갈마해양관광도시 개발, 삼지연군 현대화, 신의주 총건설 등을 보면 다 북한 종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각 지역에 단절 모델형을 건설하고 대북제재가 허용하고 있는 개인 관광객들을 대량 유치하여 부족한 외화를 벌어보려 하고 있다.

김 : 90년대 중반부터 15년 동안 국영기업을 포함한 모든 국가영역에서 무기력과 무사안일주의가 지배했다. 이런 조건에서 김정은은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현재 북한은 빠른 속도로 기업개혁을 진행 중이고, 국영기업은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다만 몇 년 내에 큰 규모의 개인 기업을 허용해 줄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결국 현재 정책이 지속된다면 허용해주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무역과 투자 유치는 확대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 : 정치 체계가 안정되고, 사회 구조가 자리 잡혀야 시장 경제까지 안정화 되는 게 아닐까 한다. 북한 역시 현재 장마당을 통한 시장 경제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무역을 통한 경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 흐름이 계속해서 유지되기를 바란다.

국제 사회에서 북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인권문제’이다. 국제 사회 속에서의 북한의 현재 인권 문제, 어떻게 보나?

김 :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보나 체제유지와 관련 없는 인권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안보나 체제유지와 관련 없는 인권도 어느 정도까지는 개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권개선이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체제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김정은 입장에서는) 균형점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주민들이 인권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정치범수용소 문제가 최대의 난제다. 국제사회에서도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이야기는 매번 끊이지 않고 있고, 정치범수용소가 폐지되지 않더라도 인권 문제가 해결된다면 처우는 크게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집자 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외에는 평화와 관계 개선을, 내부적으로는 경제개발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진전과 내부적인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상국가 건설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고 유화적 태도도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꼼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정상국가와 우리가 바라보는 정상국가 개념이 상이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태영호 전(前)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각 분야(정치, 사회, 경제, 인권, 통일 등)별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북한이 개혁해야 할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법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소셜공유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