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체제 공고화? 시장화·외부 정보로 내부 균열 조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1일(현지시간) 북한 내 정보 유입과 시장의 확대 등을 언급하면서 2010년 ‘아랍의 봄’처럼 북한에서도 봉기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이날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정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표면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공포통치를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거대하고 예기치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내에 자유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 및 자본주의식 시장에 익숙해지고 있고 국가 소유 사회주의 경제시스템은 갈수록 잊히고 있다”면서 “수백만 공무원과 군 장교, 보안군은 생존을 위해 뇌물과 국고 횡령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은 국가 선전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갈수록 불법으로 수입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어 정권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이어 “이런 변화들은 북한의 민중봉기를 생각하는 것이 갈수록 가능해지도록 한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이 어떤지 실상을 깨달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예상했지만, 이러한 변화들을 볼 때 북한에서도 그러한 반란이 일어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이 북한 체제 균열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고 부연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이날 미국이 대북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 전 김정은을 만나 체제 존속 여부에 대한 경고를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군사적 행동을 취하기 전 (미국은) 적어도 한번은 김정은을 직접 만나 현재의 방향을 고수할 경우 파멸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김정은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의 힘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러한 오판 때문에 김정은은 ICBM 개발·배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지위(핵보유국)를 인정하게끔 하면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얘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 축소와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면서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 한국에 들어있는 외국 투자도 빠져나갈 것이라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때까지 경제적 제재 및 외교적 고립을 강화하면서 한미 동맹과 군사적 준비 상태도 더욱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면서 “한미 간 견고한 협력을 통해 미국하고만 협상하고 한국을 배제해온 북한의 오랜 전략을 좌절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무기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미국 내) 일부가 소프트파워를 믿지 않고 군사 옵션만을 믿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군사적 행동만 남았다고 결정하기 전에 모든 비군사적 옵션을 시도했는지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사 옵션으로 인한 희생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태 전 공사의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태 전 공사는 지난달 31일 워싱턴DC에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도 외부 정보를 통해 북한 주민을 교육하면 체제 변화가 가능하다면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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