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피해로 탈북자 남방루트 막히나

태국의 수도 방콕이 최악의 침수상태에 놓이면서 탈북자들이 비교적 선호해 온 미얀마·라오스-태국 메사이·치앙마이-방콕 루트가 상당기간 불통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태국 현지 탈북지원 활동가가 25일 전해왔다.


이날 방콕 홍수 사태를 접한 국내 거주 탈북자 박광수(가명) 씨는 “며칠 전에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이동한 가족의 안부가 걱정이다”며 “방콕이 물에 잠기면 치앙마이(중간 경유지)에 도착한 가족들이 방콕에 있는 이민국으로 향하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콕에는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위해 대기하는 이민국이 자리 잡고 있다. 탈북자들은 남방루트 이용시 중국에서 라오스에 입국한 뒤 메콩강을 건너 태국의 치앙라이에 도착한다. 이후 경찰에 자진 체포 되는 형식으로 방콕으로 이동한다.


탈북자들은 방콕 도착 후 48시간 내에 재판을 받고 방콕 이민국에 넘겨지고 대한민국 등 제 3국행을 준비한다. 그러나 태국 방콕은 지난 3개월 동안 내린 비로 50년만의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상태다. 잉락 총리는 대홍수 사태가 앞으로 3개월 정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태국 현지 활동가 A씨는 “태국 치앙마이는 지대가 높아 비교적 큰 피해는 없다”면서 “또한 빠툼타니주 소재 사판담 수문이 유실됨에 따라 물이 서쪽인 돈무앙 지역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방콕으로 가는 동쪽은 길이 트인 상태”라고 전했다.


A 씨는 “현재 태국의 홍수가 탈북자들의 이동 경로까지 침수시키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 만조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에 방콕지역의 물이 빠지면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닷물 역류로 방콕이 장기 침수 상태에 빠져들 경우 탈북자들의 방콕행은 몇 개월 간 연기될 수 있다. 현재 메싸이 이민국에서 방콕 이민국으로 이송을 대기 중인 탈북자는 30~40명 정도로 추정된다.


방콕행이 중단되면 이는 역(逆)으로 치앙마이, 라오스 국경 등에 연쇄 효과를 미칠 수 있고, 이에 따라 탈북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질 수 있다. 또한 이들을 돕는 중간 브로커들의 경우 현금 수입이 바로 생기지 않으면 활동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A씨는 “탈북자들이 태국 국경이나 치앙마이, 메싸이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대사관이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민 구호에 눈코 뜰 새 없겠지만 탈출 경로가 막힐 경우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해질 탈북자들에게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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