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탈북자 ‘중간거점’으로 급부상

태국이 탈북자들의 제 3국행을 위한 중간거점으로 급부상하면서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태국의 탈북자 정책에 대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태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태국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라오스를 거쳐 밀입국한 뒤 제 3국행을 위한 중간거점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라오스-중국 접경지대는 밀림지대로 국경수비가 허술해 탈북자들이 밀입국에 용이하고 탈북자에 대해 태국정부가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현재 태국에서 제 3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는 260명선.

태국경찰에 의해 22일 밤 연행된 175명을 포함해 230명 가량은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 수용돼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0명은 주태국 미국대사관이나 NGO 등지에 분산돼 있으며 이들은 미국행을 바라고 있다.

태국에서 이처럼 탈북자가 급증한 것은 최근 중국 당국이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자국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외국공관에 진입하지 못한 탈북자들을 체포해 강제북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 현지의 한 소식통은 “중국당국이 최근 들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자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를 경유하는 탈북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관련국들이 탈북자 사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의 탈북자 연행 사건도 이같은 사태 변화에 따라 탈북자의 태국내 밀입국 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태국정부는 그동안 탈북자들의 밀입국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지 않고 묵인 또는 용인해왔기 때문이다.

수왓 툼롱시스쿨 태국 이민국 국장은 탈북자 연행사건과 관련,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10만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근 국가를 거쳐 태국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왓 국장은 “연행된 탈북자 모두를 불법 입국죄로 기소한 뒤 추방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들 모두 제 3국행을 원하고 있으므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들을 북한으로 되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며 태국을 떠날 때까지 보호해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수왓 국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태국 정부는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대거 밀입국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사전조치로 탈북자들을 연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태국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거동이 수상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일선 경찰서 차원에서 탈북자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태국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대한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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