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내 탈북자 수용시설

태국으로 밀입국한 탈북자들은 감옥과 같은 수용시설에서 제 3국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태국 이민국은 23일 작년 한해 자국으로 밀입국한 탈북자는 80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이번에 연행된 175명을 포함, 모두 400명이 입국해 작년보다 5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탈북자 문제에 정통한 태국의 현지 소식통은 현재 태국 내 탈북자 수는 모두 260명이라고 밝혔다.

밀입국으로 적발된 탈북자들은 맨 먼저 방콕시내 중심가 중 하나인 ’사톤’ 거리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로 보내진다.

이민국의 사무실 뒤편에는 좌우측에 2개의 수용시설이 있으며, 좌측은 남자동 우측은 여자동으로 쓰이고 있다.

수용시설의 최대 수용 인원은 남녀 각각 1천명씩 총 2천명 수준으로 주로 인도, 미얀마, 라오스인들이 수용되어 있다.

수용시설은 화장실과 샤워실이 부족하고,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비좁아 전체적인 수준이 우리나라 감방에도 미치지 못한다.

탈북자들의 면회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정해져 있으며, 종교단체 등에만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한 종교단체 회원은 “제 3국, 주로 한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 덕분에 탈북자들이 열악한 시설 환경 속에서도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는 밀입국자로 적발되면 이민국에 수용된 뒤 48시간 이내에 법정으로 회부되고, 불법입국으로 판명되면 현행법상 벌금 2만 바트(미화 533 달러)에 2년 이내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그동안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아 2개월 정도 수용시설에서 기거한 뒤 순차적으로 제 3국으로 출국해왔다.

밀입국으로 적발되지 않은 탈북자들은 종교단체 등에서 마련한 ’안전가옥’이나 미국대사관 등 외국공관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

22일 밤 태국 이민국으로 연행된 탈북자들은 일반주택을 임대한 안가(安家)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자동차로 7~8분 거리에 있는 안가는 대지 320여평에 외관은 2층, 내부는 3층짜리 유럽식 주택이었다.

안은 10여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탈북자들은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해왔다.

이 안가가 위치한 곳은 외국인과 태국의 고위 관리들이 살고 있는 고급 주택가다.

태국 경찰이 이곳을 급습했던 것도 거동이 수상한 사람들이 이곳에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눈에 띄어 신고로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탈북자는 안가에서 UNHCR의 도움을 받아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일주일에 15-16명씩 태국을 빠져나갔으며, 빠져나간 숫자만큼 새로운 탈북자가 그 자리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이 탈북자들을 연행할 당시 이들이 3시간 동안 완강히 저항한 것도 불법이민자로 연행되면 그만큼 제 3국행이 늦어지기 때문이었다.

태국의 한 소식통은 “탈북자들이 의탁하고 있던 안가가 노출됨에 따라 향후 탈북자의 제 3국행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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