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북한에 의한 태국인 납치 사진전’ 열려

▲ 태국 치앙마이 수완덕 사원에서 열린 ‘태국인 납치 사진전’ <사진 제공=ARNKA>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을 구원하는 회(ARNKA)’의 주최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태국 치앙마이 시내 수완덕 사원에서 ‘태국인 납치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회 첫날인 13일에는 약 1백여 명의 시민들이 사진전 관람에 참여했다. 사진전에는 태국납치 피해자에 대한 강연을 들었던 치앙마이 대학 정치학부 학생들도 다수 관람했다.

태국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번 사진전에는 북한에 의한 태국인 납치 경위, 납치 목적,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활동 등이 전시됐다.

또한 태국인 납치 피해자 아노차 판초이의 오빠가 동생의 만 54세의 생일(2008년 7월 12일)을 맞아 쓴 편지도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ARNKA의 에비하라 토모하루 대표는 “태국 내 납치 문제에 대한 인식은 예전부터 낮은 상태였고, 태국 정부의 대북 납치 문제 교섭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판초이 씨의 생일에 맞춰 태국 내 납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아노차 판초이 오빠의 편지 중 일부 발췌]

“네가 이 집을 떠난 이후 가족 모두는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7년간 너만을 기다려온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3개월 만에 우리 가족은 “북한에 납치된 ‘아노차’란 이름의 태국인이 있다”는 TV뉴스를 보게 됐다. 나는 뉴스를 본 후 곧 방송국으로 뛰어가 그 사람이 내 동생이라고 절규했단다. 네가 집을 떠난 뒤 이 오빠는 어디를 가도 네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편지만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면, 어떻게 사는지라도 알 수 있다면…30년간의 이 괴로움을 얼마나 더 겪어야 너를 만날 수 있을런지….”

▲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태국시민들이 납치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ARNKA>

▲ 태국인 납치 피해 여성 아노차 판초이에 대한 설명 <사진=ARNKA>

▲ 사진전을 준비하는 차잉마이 대학의 자원봉사자들과 납치 문제에 대한 설명을 유심히 살피는 사원의 스님 <사진 제공=ARNKA>

▲ 사진전에는 아노차 판초이의 존재를 증언한 월북 미군 젠킨스의 수기도 전시됐다. <사진 제공=ARN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