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쉬안 北 설득’ 전망 엇갈려

북핵사태가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특사자격 방북으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북한이 추가 상황악화 방지를 요청하며 대화와 협상 국면 복귀를 촉구한 중국의 설득을 수용할지, 이를 거부하고 2, 3차 핵실험 강행이라는 브레이크 없는 대결국면을 더 심화시킬 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는 현 단계에서 쉽사리 예상하기가 어렵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일 탕 특사를 직접 만났다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 뒤에는 사실상의 특사자격을 띠고 후 주석의 친서까지 휴대하고 방북한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만나주지 않았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이날 탕 특사를 만났다면 뭔가 ‘선물’을 주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우선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로 보면 반드시 선물을 줘서 보내 왔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북미 양측의 기본 입장이 쉽사리 변할 수 없는 만큼 이번 면담으로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단 북한의 향후 대응은 탕자쉬안 특사가 이번 방북길에 갖고 들어간 중국의 ‘보따리’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평양 방문 전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난 탕 국무위원이 북한을 최소한이라도 움직일만한 카드를 갖고 들어갔을 경우와 반대의 경우 북한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중국이 어떤 (미국의) 양보안을 갖고 왔는지를 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설득에 실패하면 북한은 2차 핵실험으로 갈 것이고, 중국이 갖고 온 카드가 좋다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자제하면서 내부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도 지난 17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하고 그에 따라 해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 교수는 “중국도 사활을 걸고 담판을 지을 것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사활을 걸고 담판을 할 것”이라면서 “이번 탕자쉬안 국무위원의 방북이 이런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며,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핵실험까지 강행한 마당에 중국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국면전환을 꾀하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지금이 뭔가 협상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보유로 갈려는 것으로 이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탕 특사의 방북을 활용, 중국을 통해서 북한의 기본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핵실험을 해도 더 이상 부시 행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이나 김정일 위원장도 깨달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벼랑 끝보다 협상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도 협상 노력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나름대로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북한이 기존 강경 입장을 쉽사리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은 “북한이 이대로 금방 주저 앉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유엔 결의안이 마련됐지만 구체적으로 제재를 어떻게 실행할 지에 따라 북한은 정말 목이 졸릴 수도 있다”면서 “사태를 악화시킬 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 내용도 많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북한도 고민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중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이라는 점도 중국의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가 된다.

그동안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약속하며 자신들을 설득해 왔던 중국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 따라 “더 이상 중국을 믿을 수 없다”는 북한 핵심부의 결론이 내려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의 장성민 대표는 1차 핵실험 직전 북한이 러시아에는 2시간 전에 외교공한을 통해서 핵실험 사실을 전달한 반면 중국에는 20분전에 구두로 통보한 것은 북중관계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탕 국무위원이 방북시 북미 양자대화 의지 및 BDA(방코델타아시아) 제재 해제와 관련된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가지 않는다면 별로 큰 기대를 할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일단 2차 핵실험 여부를 포함한 북한의 향후 대응은 중국의 설득 카드와 19일 방한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 동향 등을 종합 고려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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