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 19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이 확인됐다.
탕 국무위원은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 핵실험 문제를 논의했다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오후 밝혔다.
김정일이 탕 위원을 면담했다는 사실은 일단 베이징 6자 외무장관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북 핵실험 이후 정세변화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중 초미의 관심사가 20일 라이스 장관의 중국 방문이다. 미-중간의 회담 결과에 따라 향후 북핵문제의 대략적인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유엔 대북결의안 채택과 북한의 수용 거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외교적 해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탕자쉬안 특사는 김정일을 만나 추가 핵실험 중단과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을 것이다.
탕 특사의 방북 결과에 따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외무장관 회담이 5자가 될 지 6자가 될지 결정된다. 북한이 탕자쉬안의 제안을 받아들여 6자 외무장관 회담에 참가하면 당분간 협상의 물꼬는 터지게 된다. 그만큼 추가 핵실험도 잠정 유보될 수 있다.
북한이 외무장관 회담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북한이 전격 외무장관회담에 참여한다 해도 바로 6자회담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핵실험까지 실시한 북한이 제재와 외교적 고립이 불가피한 6자회담에 제 발로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핵 보유국으로서 핵군축을 위한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 대신 미국과 양자회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先금융제재 철회와 같은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악의 축’이 핵을 보유하는 상황을 부시 행정부가 용납하기는 힘들다. 양자회담 자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실시해 사실상의 핵보유국 능력을 보여준 상황에서 ‘유출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말을 미국이 그대로 믿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결국, 중국의 막바지 외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핵을 둘러싼 전반적인 상황은 라이스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본격적인 제재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 보인다.
김정일이 이미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핵 보유국을 추구하는 이상 자신들의 위험성을 과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핵보유를 고집하는 이상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김정일은 놓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