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28.1%, 고등교육과정 중도 탈락”

탈북 청소년들 100명 중 29명은 약물치료나 장기치료를 필요로 하는 심한 중증 불안을 겪고 있으며, 8.9명(100명 당)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등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희창 간디학교 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입법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한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은 초기 정착 단계에서 우울, 불안 정도가 남한 청소년들보다 훨씬 심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이와 같은 심리적 상태는 외부 자극에 과잉 대응하거나 범죄 및 자살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탈북 과정에서 극도의 공포감하에서 생성된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 나쁜 건강행태는 남한 사회 정착 시에 비만과 동반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정착에 부정적인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장은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학교의 기능은 지식의 전달과 사회화라는 전통적 기능과 심신의 회복과 학생보호의 측면이 강해야 하므로 일반학교나 대규모 학교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불안과 우울 등 심리적 상처가 깊은 이들을 위해 가정적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의 필요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분리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도 환경까지 분리된 농촌형 집단 기숙형 모델보다 남한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형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은 “북한이탈 청소년은 사회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교육제도와 교육환경의 차이, 탈북과정에서 겪은 오랜 교육공백과 심신의 심각한 상처, 입시 위주의 남한 일반학교에 대한 부적응(고등학교 과정 28.1% 중도탈락)으로 학교 취학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조 교감은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교육 공백과 유랑생활로 인한 학습 습관의 부족, 학교시스템 부적응, 불안정함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기관은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며 “현행 북한이탈 청소년 교육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20세 이상의 청소년 교육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미인가 교육기관에 대한 학령인정에 관한 요건을 완화하고 인가를 통해 안정적 교육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국내 입국한 탈북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극복하고, 안정적 교육과 생계비 보조 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대안학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탈북 청소년들이 이미 북한 사회에서 경험한 집단적 통제형태인 농촌 기숙형이 아니라 새로 경험하는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도시 통학형이어야 한다”며 “특히 대안 교육 기관에 대한 학력인정도 필요하고 미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정부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 사회에서 태어나 남한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길을 온 몸으로 배우고 익혀가고 있다”며 “남북통합의 주체인 이들의 성공적 정착은 앞으로 통일 과정을 앞당기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체제와 이념, 생활방식이 전혀 다른 남한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들은 긴 탈북 기간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학제차이 등으로 적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의 교육체제에 편입되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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