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신장, 일반에 비해 男11cm 女7cm 작다

탈북 청소년들의 ‘불안’과 ‘우울증’이 우려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탈북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서울대 통일연구소가 ‘통합 연구를 위한 북한 실태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정효지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탈북 청소년의 60%는 ‘불안’의 정도가, 30%는 ‘우울’의 정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정신과 질환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탈북 청소년들이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데 경제적인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입국 1년 이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집중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북 청소년들을 일선에서 돌보고 있는 탈북자 대안학교 교사들 역시 “정신 건강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지만 학생들 본인이 치료와 상담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는 말했다.

이와 함께, 탈북 청소년의 흡연율이 남한 청소년에 비해 높고 흡연 시작 시기도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정 교수는 “(중요한 것은)청소년 흡연자의 약 35%가 높은 니코틴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사실”이라며,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금연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빈혈 관련 지표로 이용되는 혈액 지표가 낮은 수치를 보이는 여자 대상자들이 많았다”며 “가임기 여성의 경우 철분 섭취가 매우 중요하므로 식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빈혈 상태를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탈북 청소년 건강증진사업 우선순위를 정신건강-흡연문제-식생활습관-운동습관 순으로 꼽으며 이에 따른 적절한 지도를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 탈북 청소년의 평균 신장은 남성 161.1cm, 여성 151.7cm 로 여전히 한국 청소년 평균인 172.1cm, 158.9cm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날 토론회 3세션에서 ‘통일과정에서의 북한 어린이 건강향상 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정광호 서울대 교수는 “북한 어린이들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경제적 어려움과 북한의료체제의 붕괴로 건강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북한 어린이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식량난에 따른 만성 영양장애, 취약한 보건위생, 산모의 나쁜 건강상태 등을 꼽으며,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문제는 통일 후 우리 사회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한 정책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