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학업부담’ 우울

한국에 온 탈북 청소년들이 ‘학업 부담’을 우울증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7일 이화여대 간호과학과 전공 김예영(33.여)씨의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8∼11월 하나원에서 교육받은 북한 이탈주민 중 9∼19세 아동ㆍ청소년 43명을 대상으로 우울 정도를 측정한 결과를 평균 수치로 환산했다.

평균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증세가 심하다는 걸 의미하는데 탈북 아동ㆍ청소년 43명의 평균 점수가 14.3로 나타났다.

같은 척도를 이용해 한국 청소년의 우울 정도를 환산한 평균 점수 12.36∼13.5점과 비교하면 탈북 청소년의 우울 정도가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탈북 청소년들은 우울 증세의 원인으로 27개 항목 중 ‘나는 학교 공부를 해내려면 언제나 노력해야만 한다’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어떤 일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잘못되는 일은 모두 내 탓’, ‘나는 못 생겼다’ 순으로 응답했다.

또 두통과 위장병 등 신체증상이 있는 경우와 탈북 후 한국에 오기 전 제3국 체류기간이 긴 청소년일수록 우울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 저자 김씨는 “심층면접을 해보니 탈북 청소년들이 학교생활과 남한 사회 적응 과정에 두려움을 많이 표현했다”며 “대부분 한국에 올 때까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학업 스트레스가 상당히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응답자 가운데 10명은 만성두통, 5명은 소화불량과 복통을 호소했다”며 “탈북 후 경험한 불안과 공포, 두려움이 우울증은 물론 이들의 신체건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아버지의 고향이 북한이기 때문에 탈북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북한이탈 아동ㆍ청소년의 성장발달 상태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이들의 우울정도를 경감시키기 위한 적절한 간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