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학대 등으로 정신적 트라우마 심각


탈북 여성들이 탈북 과정에서 겪은 인신매매와 성적 학대 등으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세계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탈북여성들의 트라우마와 정착지원 방향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탈북 여성들은 탈북과정에서 육체․정신적 에너지를 장기간 과도하게 소진해버려 정작 남한에 와서는 자신을 추스를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라며 “탈북 과정에서 경험한 트라우마가 자신들을 이성적으로 통제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통일부가 용역 발주하고 최현실 부산대 여성연구소 전임연구원이 탈북 여성 7명을 심층 면접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보고서에서 최 연구원은 “이들은 왜 자신이 인신매매를 당할 만큼 어리석었는지에 대한 자책과 타의에 의해 더럽혀진 자신의 육체에 대한 기억을 잊고 싶어한다”면서 “한국에 와서도 자신과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기피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탈북자들이 하나원에서 심리 상담을 받긴 하지만 단순 심리검사에 그쳐 탈북 과정의 아픔을 경감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탈북 여성의 트라우마를 경감해줄 전문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 지린(吉林)에서 캄보디아를 거쳐 남한에 입국한 이모(32)씨, 진모(27)씨의 탈북과정에서 겪은 고통도 소개했다.



증언자 이 씨는 “경찰에 잡혀 개죽음 당하느니 차라리 악어 밥이 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강에 뛰어들었다”며 “10명이 넘는 사람이 뛰어들었는데 나를 포함에 6명이 살아 남한으로 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증언자 진 씨는 “시골 마을의 한족 남성에게 돈 몇 푼에 팔려갔다”면서 “남편이 화장실까지 따라다니고, 도망치다 잡히면 반 죽음을 당할 정도로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 씨는 “남한에서 남성을 만나도 저 사람이 나를 이용하려 하지는 않는지, 탈북 여성에 대해 또 다른 성적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며 성적착취로 인해 타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고 덧붙었다.  



한편, 최 연구원은 이들이 남한에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착 소재지의 담당형사가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 멘토가 된다며, 이들을 담당할 여성 형사의 증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