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브로커비용 분규로 탈북자 북송돼

지난해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던 탈북자중 한명이 탈북에 개입한 국내 탈북지원 단체의 신고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의 탈북을 돕던 단체가 오히려 중국 공안에 신고해 체포되도록 한 ‘기막힌’ 사건에 대해 이 단체 측은 탈북 과정에 관여한 브로커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요구하면서 탈북자 가족을 협박하는 바람에 탈북자로부터 브로커를 떼어내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10일 국군포로 G씨의 손녀와 이 손녀의 이종사촌 C씨가 지난해 11월 탈북했으나 같은 해 12월 초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 공안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 있는 G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6.25국군포로가족회(이하 가족회)측이 이들을 탈출시킨 중국내 브로커를 다른 브로커를 통해 중국 공안에 신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최 대표는 말했다.


체포된 두 사람중 C씨는 체포 1주일 뒤인 지난해 12월 12일께 북송됐고, G씨의 손녀는 G씨 가족과 가족회측이 조선족을 통해 중국 공안에 금품을 주고 석방시켜 지난 1월 입국시켰다.


이에 대해 가족회의 이연순 대표는 “탈북에 개입한 중국 브로커가 과도한 비용을 요구했고, 다른 가족도 데려올테니 돈을 더 달라고 계속 부당한 요구를 하면서 돈을 주지 않으면 북한내 다른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해 브로커를 떼어놓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안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브로커의 지나친 돈 요구와 협박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공안에 신고한 뒤 뇌물을 줘서 G씨 손녀를 빼내 데려오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북송된 C씨에 대해선 그는 “다른 브로커를 통해 공안에 신고할 당시엔 C씨의 존재 등 구체적 상황을 자세히 몰랐다”고 말했다.


최성용 대표는 중국에 머물던 국군포로 J씨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옌지이 한 병원에 억류돼 있는 것도 또 다른 국내 단체의 신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중국을 경유한 탈북자의 국내 입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탈북에 개입한 브로커와 국내 단체 사이에 비용 문제로 갈등이 생겨 국내 단체가 공안에 신고하고 일부는 북송되기까지 한 상황이 생긴 데 대해 최 대표는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에서 진상을 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탈북을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정부가 경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긴 북한인권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0일 국회에 제출된 `북한인권법안'(윤상현 의원 대표발의)은 제14조(민간단체의 활성화 및 지원)에서 정부가 북한주민 지원과 북한인권증진관련 민간단체의 활동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제3국에서 벌어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우리가 현지에서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며 “다만 최근 국회에서도 이런 지적이 제기돼 관련 부처들이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공정한 채권 추심을 규제하는 법률을 준용해 탈북 브로커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제한하는 입법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어느 한 부처만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부처간 협의와 국회의 입법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