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방지 국경통제 강화로 롤러스케이트 인기 왜?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5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5150원에, 신의주에서는 5200원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과 신의주는 8,200원 혜산은 8,15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2000원, 혜산에서는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40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300원, 혜산에서는 85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300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요즘 휴가철을 맞은 한국의 대부분 해수욕장들에서는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있는데요, 북한 어린이들도 즐거운 놀이에 흠뻑 취해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방학을 맞아 롤러스케이트 삼매경에 빠진 북한 어린이들이 많아, 장마당에서 롤러스케이트의 가격이 뛰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오늘도 여전히 찜통더위가 한창인데요. 찜통무더위를 날려 보내자고 많은 주민들이 해수욕장과 계곡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일부러 해수욕장이나 물놀이장을 찾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북한 어린이들은 물놀이장이나 해수욕장을 마음대로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지역의 강가에서 나름 미역을 감거나 계곡에서 땀을 식히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아이들은 롤러스케이트를 타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즐기며 타려는 롤러스케이트 열풍으로 장마당에서의 롤러스케이트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2.  네, 한국의 아이들도 방학기간이면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기고 있는데 북한의 어린이들도 방학기간을 즐기고 있네요. 롤러스케이트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현재 북한 시장에서 팔리는 롤러스케이트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북한 양강도 혜산농민시장에서 팔리는 롤러스케이트는 보통 18만원에서 35만원 사이로 비싼 것과 싼 것 등 여러 가격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는 속에서도 한류는 막을 수 없는가 봅니다. 한국산 롤러스케이트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국산 롤러스케이트는 18만 원 정도를 하지만 한국산 롤러스케이트는 35만원을 하는데도 상품주문이 밀릴 정도라고 합니다. 중국산 롤러스케이트는 새것이라고 해도 한국산 중고롤러스케이트보다 구매순위가 밀린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중국산과 한국산에 대한 점수를 매기라면 눈감고도 한국산과 중국산을 알아볼 정도라는 것이 주민들의 말입니다.

3. 사실 이 시기가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리 넉넉한 시기가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시장에서 롤러스케이트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구매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구매자가 많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네 지금이 아이들 방학기간이잖아요, 방학기간에 특별히 놀러갈 곳도 없는 아이들은 주로 강가에 나가 미역을 감거나 수영을 하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탈북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강에서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는 시간도 구역별로 정해놓고 강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부득이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축구나 제기차기를 한다고 하는데요, 더운데 땀 흘리며 축구를 하는 것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다른 놀이를 찾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롤러스케이트가 힘들지도 않고 더위에 달려도 바람이 불어 좋아, 여러 놀이 중에서도 그중 가장 좋아하는 놀이라는 것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니 생각해보세요, 롤러스케이트를 좋아하면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려고 할 것이고 그런 아이들이 많을수록 롤러스케이트가 잘 팔릴 거잖아요? 올해는 특별히 강가에 나가 수영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다보니 많은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몰려든다고 합니다.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아이들이 늘다보니 방학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시장에서의 롤러스케이트 가격이 올랐다고 하네요, 가격이 어느 정도는 올랐다고 보여집니다.

3-1 얼마나 올랐을지 가늠하기가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많이 오른거라면 몇 만원 이상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맞을까요?

옳게 보셨어요, 이전에는 중국산 롤러스케이트 한 켤레 가격은 15만 원이었고 한국산 롤러스케이트는 31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산 18만원이니까 3만원 올랐네요, 한국산은 31만원 정도를 했는데 지금은 35만원이니까 4만 원 가량 올랐습니다. 현재 양강도 시장에서 쌀 1kg당 5500원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산 롤러스케이트 한 개를 사는데 드는 돈으로 쌀 64kg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4. 저도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롤러스케이트를 자주 탔었는데 그 때는 한동안 타고나면 싫증이 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롤러스케이트는 중고로 아주 싼 가격에 팔았는데요, 물론 롤러스케이트를 타지 않는 대신 다른 놀이를 즐겼는데요, 북한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롤러스케이트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여전히 롤러스케이트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가요?

네, 소식통에 따르면 여전히 북한 아이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롤러스케이트 사랑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각종 놀이장과 구경할 곳이 많은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놀러 가볼 곳도 많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모든 것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못 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돈이 있는 아이들도 부모들의 경제활동이나 사회할동으로 인한 제한 때문에 마음대로 놀러갈 수 없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갈 곳이 어디겠어요, 강에도 마음대로 못나가는 아이들이 갈 곳은 롤러스케이트장 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롤러스케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제가 아는 한 주민은 사사여행으로 중국을 방문한 주민에게 부탁을 해서 아들과 딸애에게 롤러스케이트를 사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들애가 타던 롤러스케이트가 한 해를 타고나니 고장이 나더라는거에요, 또 하나를 사려면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시장에서 10만원을 주고 중고를 샀는데 중국산과 다르다는거에요, 한국산이었던 거죠. 그 여성의 말은 한국산이라고 상표가 붙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중국산과 확실히 달랐다고 했는데요, 스케이트날도 든든한 것 같고 중국산에 비해 질이 좋아보였다고 합니다. 그의 예상대로 새것으로 산 두 켤레의 중국산 롤러스케이트보다 중고로 산 한국산 롤러스케이트를 아이들도 더 좋아하면서 서로 한국산 롤러스케이트를 타려고 귀여운 다툼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 그 여성은 새로 한국산 롤러스케이트를 구입했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중국산은 누굴 주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국산은 아이들에게서도 밀린 셈이죠

5. 롤러스케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면 이용자가 많아질 것 같은데요, 롤러스케이트장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롤러스케이트장 이용료는 한 번에 500원입니다. 입장료 500원을 내고 한 시간을 이용해도 되고 종일 이용해도 된다고 하는데요, 단 500원 입장료를 내고 1시간 사용하다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려면 다시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혜산시 체육위원회는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꽤 쏠쏠하기 때문에 롤러스케이트장 운영도 쉬는 날이 없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많은 집의 부모들은 롤러스케이트장 이용을 한 번 하려고 해도 옥수수 1kg은 없어져야 한다는 청구를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놀고 싶은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돈을 쥐어주지 못하는 부모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저도 엄마라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좋지 않더라구요,

6. 북한 당국이 한국산 상품은 어떤 것이라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실정에서 한국산 롤러스케이트가 시장에서 팔리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물론입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산 상품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북한 당국의 통제나 단속에 수십 년 동안 노출되어 있는 주민들은 나름대로의 대안은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인데요, 예나 지금이나 주민들의 대처 방법은 깜짝 놀랄 만큼 한 수준 한다고 합니다. 롤러스케이트가 한국산이라는 상표가 붙어 있는 것이 별로 없고 영어로 된 상표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산도 똑같이 영어로 표기된 상표들이 있다고 하구요, 이런 실정이다 보니 내놓고 팔아도 사실 잘 구별이 안 되지만 혹시나 있을 단속이나 검열에 걸려들면 상품을 뺏기는 것은 물론이고 불법 장사를 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여러 가지 시끄러운 일을 당할 것을 우려해 주민들은 한국산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집이나 도매장소에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가 있으면 장소를 약속하고 판매한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영리하게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7. 처음부터 궁금했는데요, 한국산 롤러스케이트가 북한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로 구매자가 많잖아요? 그러면 상품의 양도 많아야 되는데 사사여행을 간 주민들이 가지고 북한으로 들여가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정확히 보셨네요, 맞습니다. 롤러스케이트가 부피도 있는데 사사여행으로 중국을 방문한 주민들이 가져가는 한 두 켤레로는 구매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죠. 하지만 주민들은 한국산 롤러스케이트가 없어서 구매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경제여건이 안 돼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국산 롤러스케이트 구매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시장에서 한국산롤러스케이트에 대한 수요가 많으면 밀수꾼들이 움직이게 됩니다. 밀수꾼들은 롤러스케이트 구매자들이 부탁을 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먹고 살기 위한 장사행위를 위해 시장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산 롤러스케이트가 잘 팔린다는 것을 포착하고 물건구매를 위해 중국 대방과 합작하여 물건을 들여오게 되거든요.

8. 그렇군요, 북한 주민들의 생계활동에 대한 치열함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놀랍지는 않는데요, 시장에서의 수요를 파악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과히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북한에서 장사활동을 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저희도 그런 말을 많이 했거든요. 조선이라는 나라는 껍데기만 사회주의일 뿐 내장은 자본주의로 확실히 변했다고 말이죠. 사회주의는 배급체계이고 자본주의는 시장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은 90년대 식량난을 겪으면서 스스로 터득한 것이죠. 롤러스케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국민통일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청취자 여러분들도 롤러스케이트를 탄 것처럼 즐거운 맘이었으면 합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