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의 값진 기부

“적은 돈이지만 정말 배고플 때는 옥수수 하나가 목숨을 구하잖아요?”
배고픔을 못이겨 탈북했던 13세 소녀가 한국에서 어엿한 대학생으로 자라 토론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탈북자 구호기금으로 냈다.


주인공은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2학년인 김은주(24)씨.


김씨는 지난 5월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이 주최한 `제2회 역사ㆍ평화ㆍ통일 토론대회’에 출전했다가 준결승전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탈북 대학생 2명과 한국 대학생 2명이 한 팀을 이뤄 `핵우산이 안보에 필요한가’, `북한인권법안은 실효성이 있는가’ 같은 주제를 놓고 상대팀과 토론을 벌이는 행사였다.


25개 팀 중 본선에 오른 8개 팀에 주어진 상금은 30만원. 김씨와 한 팀이었던 탈북자 오세혁(33.고려대 사회학과 대학원)씨와 한국 대학생 2명은 뜻을 모아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에 상금을 탈북자 구호기금으로 기부했다.


“저도 장학금을 받아 살아가니까 만원, 2만원도 귀하게 써요. 그렇지만 탈북하는 심정을 누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나 싶기도 하고, 저희는 늘 받기만 하는 입장이고 해서 기부하기로 했어요.”
김씨가 북한을 떠난 건 식량난이 극심해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던 1999년이었다. 북한이 나쁘다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소녀는 체제가 싫다는 생각보다 죽더라도 두만강을 건너보자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다.


북한을 떠난 뒤에도 몽골과 중국을 전전하다가 2006년 9월에야 간신히 한국에 들어왔다.


김씨는 “돈을 기부하면서, 굶어죽지 않으려고 어렵게 탈북했던 옛날이 떠올랐다”며 “30만원이 한 사람을 위험에서 구할 만한 돈은 아니지만 위급한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대회에 참가했던 다른 팀의 탈북 대학생 2명도 뜻을 같이 해 3등상으로 받은 상금 50만원 중 15만원을 기부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들의 기부금을 탈북자 구조를 위한 캠페인과 지원사업에 쓸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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