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들 어둡냐고요? 좌절 않는 모습 존경”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대해 한국 사회는 그동안 소극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신동혁 씨의 수기가 국내에서 500부 판매에 그치자 ‘신기하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북한인권법은 2005년 8월 처음 발의됐지만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태다. 젊은 세대는 오히려 북한인권이 북한을 압박한다며 반대 목소리는 내기도 한다. 2003년 출범한 북한인권학생연대는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출범해 올해 10년을 맞았다. 10년이면 장수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29일 만난 정영지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사진)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북한인권학생연대에서 진행한 활동을 설명해 달라.


창립 초기에는 사회적으로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실태를 알리는 활동을 위주로 전개했다. 이런 활동으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게 돼 최근에는 대학생 대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 주제의 정기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특히 탈북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소통을 증진시키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 기간에도 DMZ 캠프를 통해 남북학생들이 함께 분단의 아픔을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졌고, 현재 진행 중인 남북 합창단은 노래를 통해 하나로 뭉친 남북 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연대의식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학생들의 인식 수준을 평가한다면.


현재는 북한인권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이는 아무런 인식조차 없던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나아진 부분이다. 하지만 취업문제 등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특별한 고민 없이 무심히 여기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회문제들 중 한 가지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 문제를 인권이 아닌 정치적인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이전에 실상을 제대로 알고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로 북한인권 사진전을 학내에서 개최했던 적이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이 우리가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식의 전혀 관계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었다.
 
-이런 왜곡된 시선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더라도 참여를 꺼리는 청년들이 있을 것 같다.


북한인권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순수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심에서 사회적 시선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자기 자신에게 좀 더 떳떳한 정의감이 있는 당당한 20대라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가 바람직하고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밑거름이라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용기를 내어 함께 했으면 한다.
 
-아직도 탈북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있는 듯 보인다.


어릴 때 탈북해 중국 등에서 오래 거주하다 한국에 온 학생들은 적응하는 데 사실상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탈북한 지 1, 2년밖에 안 된 학생들은 학업문제와 학교 적응에서 굉장히 힘들어 한다. 특히 탈북 대학생들의 경우 많은 친구들이 기댈 곳이 없다며 외로움을 호소한다.


이는 탈북자를 바라보는 주위의 편견이 두려워 과나 동아리 활동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친구들의 어려움과 손해라고만 보지 않는다. 우리도 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탈북 학생들이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생사를 넘나들었던 탈북 과정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쉽게 좌절하지 않는 등 오히려 더 긍정적이다. 따라서 배울 점도 많고 가끔은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일방적인 도움의 손길이 아니라 순수하게 친구로서 다가와주는 것이다. 우리가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탈북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탈북 학생들의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왔다.


또한 그들이 한국사회에 공헌하면서 자긍심을 키워내기 위한 목적으로 남북대학생들이 함께 하는 자원봉사단 ‘울림’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다들 정말 즐겁고 보람차게 일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라오스 탈북청소년 북송과 김광호 씨의 재탈북 사건에서 보듯 3국에서의 적극적인 북한인권 활동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


중국 등 제 3국에서 일어나는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는 외교적인 노력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따라서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북한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회원 자격으로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계속해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요청을 하기도 했다.


북한 내에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인권 개선은 김정은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국에서의 탈북자 인권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향후에도 북한 체제의 실태를 명확하게 알려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활동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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