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들은 17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제공한 것은 별일 아니다’는 식의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홍순경) 등 탈북자 단체들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박 의원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열고 “탈북자들과 그 가족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그들의 신상 정보가 화교 간첩에 의해 새어나갔는데도 별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막말을 늘어놓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들은 이어 “북한은 지난해 숙청된 장성택과 그 관련자 수천 명을 제거하고 국경지역 탈북자 가족을 색출해 내륙 산간오지로 추방하고 있다”면서 “탈북자들과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국회의원 박범계에 대한 퇴진 운동을 강력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2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사건의 성격상 엄청난 사건이 아니다”면서 “공소사실은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제공했다는 것인데 굉장한 내용들이 아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홍 위원장은 “박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는 탈북주민들의 정신적 피해와 그들의 가족이 입는 피해는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라며 “박 의원은 사퇴로 석고대죄하고 탈북자와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박 의원은 탈북자를 변절자로 매도하면서 간첩을 두둔하고 있다. 이런 민주당은 ‘민주’라는 말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은 박 의원을 사퇴시키고 타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화교 출신의 유우성은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했으며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하고 탈북자 200여 명의 신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