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탈북 여성과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2일, 지난달 31일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 씨와 아들 김모(6) 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도검침원이 한 씨의 집이 요금 미납으로 단수 조처됐음에도 연락이 없어 방문했다가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해 관리인에게 알렸다”며 “아파트 관리인이 강제로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숨져 있는 모자를 발견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지 수 개월이 지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또한 발견 당시 집에 식료품이 다 떨어져 있었다.
경찰 측은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며 “그러나 발견 당시 집안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 ‘아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민은 국내로 입국하면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남한 사회 정착을 위한 기초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을 나온 이후에는 5년 정도 관할 경찰서의 신변 보호 담당관 등이 초기 정착에 도움을 준다.
한 씨의 경우 초기 정착을 비교적 원만하게 했으나 지난해 10월 서울 관악구로 전입한 이후 신변 보호 담당관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면 필요한 보고를 추가로 받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이 탈북민이 초기에는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려고 노력하는 등 정착화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 남편과 이혼 후 생계가 급격히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 탈북민(2012년 탈북)은 “이번에 사망한 탈북민이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외부와의 연락이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힘들때 도움을 받지 못한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고픔을 피해 한국으로 왔는데 아사했다는 말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도움의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을 보다 신경 쓸 수 있도록 제도적 보안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