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들이 직접 다큐 제작

탈북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셋넷학교’(교장 박상영ㆍ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의 영상팀 ‘망채’(망둥어의 북한 사투리)가 만든 ‘기나 긴 여정’.

이 영화는 감독과 시나리오, 촬영에서 편집, 그리고 배경음악까지 모두 이 학교 학생인 탈북 청소년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탈북 청소년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는 많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이 직접 메가폰과 카메라를 들고 자신들의 얘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 얘기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적은 많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적은 한번도 없었잖아요. 사람들에게 새터민(탈북자)들이 어떤 고생을 거쳐 이 곳에 왔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감독과 시나리오, 내레이션을 맡아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양미(18.여)양이 밝히는 연출의 변이다.

양미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오기까지 힘들었던 여정을 되짚었다.

카메라와 함께 두만강 국경도 다시 찾았다. 이 지역은 2002년 남한행을 결심하기 전까지 5년 간 부모님, 동생과 함께 생활했던 바로 그 곳이다.

“원래 책을 통해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양미양이 다큐멘터리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은 셋넷학교의 영상제작 실무 워크숍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새로 접한 영화란 매체에 자신감이 생겼고 다큐멘터리 영화인들의 도움을 받아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학교 친구인 김명국(17)군과 유성일(19)군도 촬영과 편집 담당으로 제작진에 합류했다.

그의 가족이 중국 생활 5년 동안 현지 공안(경찰)에 잡힌 횟수만 모두 네번.

양미양은 영화 속에서 가족이 겪은 이별과 재회를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한숨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준다.

“같은 시련이 다시 온다면 이제는 못 견딜 것 같다”고 양미양은 회고한다.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그의 꿈은 중국어 통역관.
그는 “영화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든 만큼 보람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남한의 생활을 담은 후속편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직원과 주주들이 출자해 설립한 다음세대재단의 지원으로 완성된 ‘기나 긴 여정’은 이달 말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개관 기념 영상제와 다음달 초 유스 보이스
(Youth Voice)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영상제를 통해 만날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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