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지식인들 “北에 할말 하는 후보 지지 하겠다”

데일리NK가 탈북지식인 10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이들 모두가 “북한에 할말을 하는 대선주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적 의사 표시도 단호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탈북지식인들은 “노무현 정부가 이토록 실망스러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입국한 탈북지식인 10인에게 대선주자들이 가져야할 대북관, 대미관 등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 평양사범대학, 청진사범대학 출신 탈북자들과 탈북 대학생들이다.

국내 입국 탈북자들 중 상당수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는 서민적 이미지로 탈북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도 그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5년이 지난 후 탈북자 사회에서 범여권이나 좌파정당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극히 드물다.

◆“北 눈치 안보는 후보 지지” = 탈북자들은 지난 5년간 노무현 정부를 겪으면서 그들의 선택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들은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니며 이용만 당했다고 성토했다.

북한 체제를 직접 경험해본 입장에서 정부가 북한 당국의 눈치만 보며 정작 할말을 하지 못하고 휘둘렸다는 것이다.

인터뷰 응답자 중에 다수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유는 시장경제를 확고히 하고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탈북지식인들의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해 평가는 무능력하고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경제 파탄’, ‘열린우리당 능력 없다’, ‘북한에 쓴 소리 한번 못한다’, ‘김정일만 도와준다’고 평가했다. 심지어는 ‘누구든지 좋으니까 한나라당이면 좋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혐오감 수준으로 발전해 있었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심주일 씨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통성을 확고히 하고 시장경제 원리에 근거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두 후보가 호감이 간다”고 밝혔다.

심 씨는 “현 대통령은 친북 정책을 펴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는 대북관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끌려다니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진광산대학 출신 장호남 씨는 “평화 공존이라고 하면서 무턱대고 북한에 퍼주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그런 사람을 지지한다”면서 “TV 토론회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현재는 한나라당 두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가 어려워 탈북자들 생활이 어렵다”며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양사범대 출신 장인덕 씨는 “정부의 실정으로 경제가 엉망이다. 차기에는 한나라당이라면 누구라도 좋다”면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 한미동맹으로 해결해야”= 또한 탈북지식인들은 한미동맹의 균열을 일으킨 정부의 대미관을 비판하면서 동맹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대선주자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은 북한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한미 동맹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김책공대 출신 박일현 씨는 “과거 6∙25전쟁 참전 등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 관계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소원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면서 “한반도 안보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관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주상업간부학교 출신 정태성 씨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균열”이라며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가져올 수 있는 전작권을 단독으로 행사 한다고 하는데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미군의 군사력이라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