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정치범 이상혁 옌지시 공안에 체포














▲ 2005년 10월 옌지에서 탈북자 체포를 위한 변방경비대 검문 장면 ⓒ데일리NK
지난 12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창바이로 탈출, 옌지시에 은둔하고 있던 정치범 이상혁(33·확인결과 성(姓)이 이 씨로 밝혀짐) 씨와 동료 1명이 24일 오전 9시경 중국 변방경비대에 전격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국 옌지(延吉)시 공안(公安) 관계자는 기자를 만나 이 씨 등이 옌지 시내 한 가옥에 은신해 있던 중 오전 이곳을 급습한 변방경비대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청으로 중국 공안과 변방 경비대가 추적 검거에 나선 이 씨는 한국에 있는 친척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북한 내부 자료를 다수 외부로 유출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국과 휴대폰 통화를 하던 중 현장에서 체포됐고, 보안소에서 취조를 받던 중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현장에 있던 동료 1명과 함께 도주, 중국 창바이(長白)현으로 탈북했다.

이 공안관계자는 “조선(북한)에서 이상혁과 연결된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보내와 추적에 나선 결과 검거에 성공했다. 혜산에서 이상혁이 체포될 당시 핸드폰과 전화번호가 기록된 수첩도 함께 압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은신처를 옮겨다니면서도 한국에 입국한 가족들에게 연락, 돈을 송금해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한다. 이 씨의 한국 내 가족들은 이 씨 탈북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 이외에는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민간단체인 ‘탈북 난민보호운동 본부’와 몇몇 연관된 탈북자들이 이 씨의 구명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예상 보다 이 씨가 빨리 검거되면서 구출 노력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씨 구명을 위해 노력해온 한 탈북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두 번에 걸쳐 연길시에 차량을 보내 접촉을 시도했으나 감시망이 워낙 좁혀져 이 씨를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만약 이 씨가 북송되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공안들도 북한 보위부의 재촉이 심해 바로 북송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옌지시 공안 관계자와 현지 지인들의 발언에 따르면, 검거된 이 씨는 중국 공안에서 중국 내 행적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며칠 내로 북송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