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재미학자 美잡지에 `김정일 이야기’ 기고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학자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9∼10월호)에 `김정일의 숨은 이야기’라는 글을 기고, 자신이 경험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어릴 적 모습 등을 전했다.

지난 1992년 탈북한 후 버지니아 주 조지메이슨대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김현식(76) 전 평양사범대교수는 이 글에서 가혹하고 변덕스러운 독재자로 알려진 김 위원장을 지난 1959년 10월 처음 봤을 때는 ‘얼굴이 빨개지는 부끄러움이 많은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김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김 위원장이 평양 남산고급중학교 3학년 때 러시아어를 가르칠 때 회화 보다는 문법에 뛰어났으며 “김정일은 위대한 지도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전혀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시험을 치렀다”고 전했다.

특히 “회화시험 동안에는 얼굴이 빨개졌고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까지 맺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5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내가 김정일에게 한 질문과 대답이 생각난다”면서 그는 떠듬거리는 러시아어로 “`나는 우리 아버지를 제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나는 스포츠보다 영화를 더 즐깁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탈북한 후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진 후 처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동안 수많은 밤낮을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김정일에 대한 나의 고통스러운 원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서 “유일한 바람은 김정일이 북한 사회를 개방해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 주민들이 모두가 즐기는 자유와 풍요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김 위원장에 대한 기억과 개인사 등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해 한국에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된 바 있다.

그는 탈북한 뒤 서울에서 10여년 간 머문 뒤 예일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조지메이슨대 교수로 있으면서 워싱턴 북조선연구학회 대표를 맡아 북한말 성경발간과 북한학생을 위한 영어사전 만들어 보내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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