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7명 북송…한중 외교마찰 조짐

▲ 한국국제학교 공터를 가로지르는 탈북자들

중국 당국이 자국내 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처음으로 강제 북송해 양국간 외교마찰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강한 반발과 함께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법상 불가침권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관례를 인정해 탈북자들이 외국인 학교에 진입하더라도 공권력 행사를 자제해왔던 중국 당국이 한국 국제학교에 공안을 보내 탈북자들을 강제 연행한 데 이어, 끝내 북한으로 송환했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의 대(對) 중국 감정이 악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8월29일 옌타이(煙臺)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7명을 북송했다는 사실을 지난 6일 중국측으로부터 확인하고, 서울에서 닝푸쿠이(寧賦魁) 신임 주한 중국대사와 베이징(北京)에서 선궈팡(沈國放) 부장조리를 통해 강한 유감과 함께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일 “중국 당국의 강제 연행과 북송 조치에 수긍할 수 없으며 관행을 깬 비인도적 조치에 강력히 항의하고 책임있는 설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탈북자들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강제 북송한데 주목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그간의 ‘묵계’를 깨고 북송을 강행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원칙’에 따라 처리했으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옌타이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7명은 북-중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범법자이기 때문에 자국 법과 국제법, 인도주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송을 결정했다고 중국은 설명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탈북자들이 중국 내 국제기구와 국제학교 등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업무와 시설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자국 사회질서 안정에 저해된다는 이유를 덧붙이고 있다.

이는 그간 자국내 국제학교 진입한 18건 164명의 탈북자에 대해 모두 한국행을 허가해줬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지로도 비친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탈북자들이 국제학교에 진입할 경우 중국 당국은 양국 외교부 실무진 간의 접촉을 통해 한국행을 허가해왔으나,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진입 당일 연행된 탈북자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한국행을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북송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진입과 그 후 연행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북송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 그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그간의 한중간 암묵적 관 례를 깨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경한’ 탈북자 정책 으로 가기위한 계산된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중국측은 작년 하반기부터 베이징의 탈북자 집단 은신처를 급습하는 가 하면 탈북자 진입을 막기 위해 자국내 외국 공관의 경비를 강화해왔으며 올 초에는 관례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국군포로 한만택(72)씨를 북송하는 등 간간이 강경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중관계에 다시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다음 달초로 예정된 북핵 제5차 6자회담을 앞두고 긴밀히 협조해야 할 양국간에 ‘서먹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측은 일단 탈북자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한중 양국이 어떻게 해법을 찾아갈 지 주목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