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67% “국제사회 지원식량 받은적 없어”

북한에 인도적 차원으로 지원되는 식량이 여전히 주민들에게 배분되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2000년 이후 북한을 떠난 국내입국 탈북자 100명를 심층면접해 최근 발간한 ‘2008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이나 물자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7%가 ‘받아 본적 없다’고 답했다. 33%만이 ‘받아 본 적이 있다’고 답해 지원 식량의 전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군량미로 둔갑하거나 특권층의 축재수단이 되고 있다는 탈북자의 증언과 지적이 제기돼 왔던 것을 증명하는 결과다.

지원 받은 횟수는 지역에 따라 1~10회까지 차이가 났고, 종류는 대부분 옥수수, 밀가루로 1회에 적게는 2~3kg, 많게는 5kg 정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지원해 왔던 쌀도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07년 12월 북한민주화위원회가 탈북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대북지원 쌀 배분실태 조사보고서’에서도 19명에 해당하는 7.6%만이 한국의 지원 쌀을 배급소에서 ‘받아 본 적이 있다’고 답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은 UN사절단 등 모니터링에 대비해 선전용 집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으로도 증언됐다. 한 응답자는 “우리 집은 쌀, 밀가루, 우유, 아기 옷 등을 꾸준히 받았다”며 “유엔 사절단이 집을 방해 아기 상태도 보고 가고 했다”고 말했다.

또, ‘장마당에서 남한 및 국제사회의 지원 식량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73%가 ‘본 적이 있다’고 했고, 27%는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군 장교 출신인 응답자는 “(군부대에서) 남조선 쌀을 공급받았다”며 “군부대에 쌀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면 지역의 자마당의 쌀값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한 응답자는 “항으로 대부분 들어오는데 현장에서 간부들이 빼돌리고, 이동 중에 또 보위부 등에서 빼돌려 친척들에게 주면 이들이 장마당에서 팔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북한 주민의 자구책 생존 활동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으로 ‘미공급 시기 먹고 살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49%가 ‘장마당과 장거리 장사’, 24.5%가 ‘텃밭이나 뙈기밭을 일군다’고 답했고, 이외에도 ‘외화벌이’ 등 기타 의견이 26.5%로 조사됐다.

탈북을 준비하는 기간은 1개월 미만이 52%로 가장 많았고, 1~3개월 미만은 17%, 3~6개월 미만은 9%, 6~1년 미만은 10%, 1~2년 미만은 3%, 2년 이상은 9%로 조사됐다.

하지만, 북한 국경을 넘은 후 한국 입국까지는 2년 이상이 22%로 가장 많았다. 또, 1개월 미만은 10%, 1~3개월 미만은 17%, 3~6개월은 17%, 6~1년 미만은 19%, 1~2년 미만은 15%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탈북자의 80%는 브로커를 통한 탈북이었다고 답해 브로커 의존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비용은 3백만원~1천만원 미만이 48.1%였고, 1천만원 이상도 31.6%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한 탈북자 100명의 최종 탈북 시기는 2000년 이후로 탈북자로 이 중 최근 5년이내 탈북자(2003년 이후)가 66%에 달했다.

대한변협은 2005년 인권위원회 내에 ‘북한인권소위원회(위원장 이재원)’를 구성해 북한 인권관련 법률규정을 중심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연구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이를 기초로 해마다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