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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파이팅”, VS “금강산 잘 한다”
한 점을 뒤지고 있는 회오리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동점골을 주문하는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쳐댄다. 반면 금강산팀 응원단은 한점을 앞서고 있어 다소 느긋한 분위기에 ‘잘 한다’라는 응원구호를 연호하고 있다. 회오리 팀은 연애인, 금강산 팀은 탈북자들로 구성됐다.
25일 서울 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사)좋은 벗들이 주최한 ‘제3차 통일체육축전’이 열렸다. 약 1000여명의 탈북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한 이번 축전은 합동차례, 통일체육대회, 노래자랑, 내 고향 장마당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좋은 벗들’은 96년 이후부터 ‘대북 지원, 탈북 난민 및 인권문제’ 등 북한 주민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온 단체로 매년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 김홍익 집행위원장은 “남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가는 탈북자들과 ‘화해와 공존과 나눔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통일체육축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등 21개 지역에서 탈북자 500여 명이 참가했다. 또 탈북자들을 돕는 자원봉사자, 일반 시민, 대북지원단체 활동가들도 500여 명이 참가했다.
남과 북 주민들은 합동 차례를 시작으로 체육대회, 문화행사 등 다양한 행사에서 동포애를 만끽하며 아우러졌다.
다채로운 행사 동포애 만끽
이날 가장 큰 관심은 통일체육대회. 각 지역에서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현 거주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경기에 임했다. 응원 열기 또한 대단했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은 축구다. 사실 축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시 이날 관심은 축구 경기에 모아졌다. 각 지역 팀들은 유니폼을 갖춰 입고 경기 시작 전에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축구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실력은 준 프로급이다. 서로가 호흡을 맞혀 가며 골 찬스를 노렸고, 골을 넣은 선수의 세레모니는 프로 선수 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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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을 잡으려고 몸싸움을 하고 있는 축구 선수들 |
이날 체육경기에 참가한 한 탈북 여성은 “추석 때 고향에 못가서 가슴이 아팠는데 이렇게 모여서 함께 어울리니 너무 좋다”며 “남한 사람들과 함께 체육 경기도 하고 행사에 참가하니 꼭 통일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한 탈북자는 “이렇게 남북 주민이 만나야 진정한 민족공조가 아니겠냐”면서 “탈북자들이 이렇게 남한 사람들과 진정으로 하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체육경기에 참가하지 않은 남북 동포들을 위해 부대 행사가 운동장 한쪽에 마련됐다. 어린이들을 위해 바디 페인팅, 그리기 마당, 천연 염색, 통일 한 걸음 뛰기가 열렸다. 참가한 어린이들은 남과 북이 분단된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하나가 되었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리기 마당에서는 남과 북 어린이들이 태극기와 인공기를 함께 그리며 우리는 하나임을 자랑했다.
태극기를 열심히 그린 한 탈북 어린이는 “태극기를 처음 그려봐서 어렵다”면서도 “오늘 많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서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특별 행사로는 북한 동포 노래자랑, 초청공연 그리고 좋은 벗들, JTS, 에코붓다 홍보마당이 펼쳐졌다.
이날 서울 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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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윷놀이를 즐기고 있는 남북 동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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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 그리기 마당에 참가중인 남북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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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 염색에 열중인 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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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S의 홍보 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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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를 하고 있는 남북 여성들 |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