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4명 재입북에 北 회유협박 작용했나?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24일 탈북자 4명의 귀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들의 재입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탈북자 재입북 사례는 지난해 6월 박정숙, 11월 김광혁·고정남 부부에 이어 세 번째다. 김광혁 씨 부부는 데일리NK 취재 결과 북한의 회유공작에 의한 재입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에 재입북한 김광호(38)·김옥실(30) 부부는 북한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20098월 아내와 함께 남조선으로 끌려갔다가 지난해 말에 공화국으로 돌아왔다”면서 “남조선은 정말 더러운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남한은) 사기와 협잡,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었다”면서 “자신들을 한국으로 데려간 김용화 회장에게 브로커 비용을 다 지급하지 못해 법정에까지 갔지만, 결국 재판에 져 집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김 씨 부부와 같이 재입북한 고경희(39) 씨 역시 기자회견에서 “2011년 6월 남조선에 끌려갔다가 지난해 말 공화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와 가까운 지인들은 이 같은 회견 내용에 대해 일부 사실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진 재입북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고 씨는 보위부 정보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씨의 정착을 도왔던 목포지역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작년 추석 때부터 연락이 안 되다가 중국에 가족을 만나러 갔다는 얘기를 여행사를 통해 들었다”면서 “여행사에서 (중국) 비자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연락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에 다니는 등 가족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열심히 생활했다”면서 “중국에 있으면서 보위부의 회유와 협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탈북자들이 정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입국 브로커 비용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한국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서 회의를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의 국내 입국을 도왔던 김용화 탈북난민지원연합 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 씨의 국내 입국 비용 때문에 법정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나를 브로커 두목으로 지명하는 등 허위진술을 했다”면서 “입국 비용 때문에 사소한 시비가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재판에 져 집을 빼앗겼다’는 김 씨 주장에 대해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탈북자 거주 임대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의 각본에 따라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탈북자 사회가 비참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모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 부부는 함북 연사군, 양강도 백암군 출신으로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만나 국내에 입국해 전남 목포에서 생활했고,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국내에서 낳은 10개월 정도 된 딸을 데리고 입북했다.


고 씨는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2011년 6월 한국에 입국, 경기도 평택에 주택을 배정받아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역 하나센터 관계자는 고 씨의 남한 생활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고 씨와 중국에서 만나 태국을 거쳐 함께 입국한 한 탈북자는 “중국을 거쳐 태국까지 오는 이틀 동안 핸드폰으로 시시각각 위치정보를 누군가에게 보내 동행한 탈북자들이 이를 제지한 적이 있었다”면서 “이제 생각해보니 보위부에 위치를 보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고 씨는 다른 동행자들과 달리 탈출 과정에서도 전혀 긴장감을 표하지 않고 여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고 씨의 행동에 불안감을 느껴 현지 브로커에게 ‘고 씨 때문에 우리 안전이 위험하니 제외해 달라’고 말했지만 ‘막판에 소란이 일어나면 일을 그를 칠 가능성이 있다’며 거부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