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0명 일제 검거, 공적 노린 보위부 작품”

지난달 중국 선양(瀋陽)에서 탈북자 20여명이 동시에 체포된 사건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치밀한 사전 기획 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중 국경지대에 대한 검열 강화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잇단 탈북 사태를 막기 위한 일종의 ‘시범형’ 기획수사라는 지적이다.


대북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이번 탈북자 일제 검거는 보위부에서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에 4명의 요원을 상주시켜 도모했던 일”이라며 “이들은 탈북자들의 동선을 시시각각 체크하면서 체포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보위부 내 탈북자 체포팀이 이미 8월부터 구성돼 이번 일을 준비해 왔다”며 “보위부 자체에서도 자신들의 공적을 과시하기 위해 관련된 소문을 퍼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북중 검열이 군(軍)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보위부가 ‘탈북’ 범죄와 관련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이번 사건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경지대에서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브로커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중국 현지 소식통도 “이번 사건은 북한 보위부와 중국 연길 공안 행정대(특수범죄 담당 부서), 심양 공안의 협동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에서 중요 직책을 가졌거나 중요 내부 문건을 가진 자가 포함된 것도 아닌데 북한의 보위부가 심양까지 추격해 체포한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검거된 탈북자들은 연길, 청도 등에서 3팀으로 나눠 각각 출발해 심양에 모였다”며, “그런데 보위부가 이들이 모인 위치, 시간, 장소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점에서 사전에 치밀히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지역에서는 체포된 탈북자 20여명이 이미 지난 15일 북송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함경북도 온성군 보위부에 수감됐으며, 중앙에서 파견 온 보위원들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측으로부터 송환에 대한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며 “현재 송환이 안 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전에도 15명 송환 소식이 있었지만, 근거없는 얘기였다”면서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설명없이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탈북자들이 송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 측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중국이 우리 정부에 북송 여부를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뒤늦게 확인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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