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인, 영국 의회에서 증언

탈북자 안명철(38)씨와 신동혁(24)씨가 19일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와 영국ㆍ북한의회그룹 의원들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증언했다.

두 탈북자는 영국ㆍ북한의회그룹 주최로 19일 오전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비참한 실상과 북한을 탈북해 한국에 오기까지 험난한 과정에 대해 밝혔고, 오후에는 캐머런 보수당수를 만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캐머런 당수는 10여분 동안 두 사람을 따로 만나 “용기를 갖고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수용소와 탈북자 상황에 대해 잘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안씨는 수용소 참상을 설명하고 “국제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뤄주지 않으면 북한 인권 문제는 개선될 수 없다”며 “북한 체제 변화를 위해 여러 나라가 힘을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두 탈북자의 영국 방문은 영국의 기독교 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살인, 강제노동, 강간, 고문 등 인권범죄들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간한 데 맞춰 기획한 것이다.

앞서 의회에서 1시간 30여분 동안 열린 회의에서 안씨는 “북한 내 정치범 숫자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5개 수용소에 약 20만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정권에 충성하지 않는 사람은 본인은 물론 3대에 걸쳐 이 수용소에 수감된다고 밝혔다.

1987∼1994년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비원을 지낸 안씨는 당 간부인 아버지가 취중에 반체제 발언을 한 죄로 부모와 동생들이 수용소에 끌려가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은 탈북을 결심하고 중국을 통해 1995년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1982년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 탈북한 신씨는 “수용소에서 태어났고, 바깥 세상이 어떤 줄 모른 채 자랐다”며 수용소 탈출 시도를 한 부모가 공개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부모의 시도 때문에 고문을 당해 등, 정강이 등에 아직 상처가 남아 있다고 증언했다.

새로 들어온 수용소 수감자를 통해 바깥 세상을 알게 돼 탈출했다는 신씨는 중국으로 넘어왔고,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담을 넘어 한국에 망명했다.

영국ㆍ북한의회그룹 위원장인 자유민주당 출신 데이비드 앨튼 의원은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옛 소련 강제수용소 굴락의 현대판”이라며 “북한 수용소 수감자들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여ㆍ야당 의원들과 국제사면위원회 관계자들은 부모의 죄 때문에 무고하게 수용소에 갇히게 된 어린이 수감자의 생활, 탈북자 가족이 어떤 보복을 당하는지, 중국을 통해 한국에 망명하기까지 과정, 수용소에서 종교생활은 허용되는지 등에 대해 질문하며 관심을 표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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