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통일시대 리더 위해 적극적 지원·배려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초 ‘통일 대박론’을 선언하면서 ‘먼저 온 통일’이라 이야기하는 탈북자들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북자들이 통일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남한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중태(사진) 전(前) 하나원 원장은 데일리NK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다가오는 통일시대, 탈북자의 역할’이란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은 남한 주민에게는 신뢰감을 북한 주민에게는 남한사회에 대한 기대와 호감, 정착 본보기를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이어 “탈북자들 스스로도 통일시대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탈북자들 스스로 나의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쉽고 작은 것부터 지금 당장 바꾸어 보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자들이 통일시대 리더가 되는 것은 향후 통일대비 남북한 주민의 사회통합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통일된 상황에서 남북한 체제를 동시에 경험한 노하우를 활용하며 북한 주민들의 통일시대 시민역량을 키우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진 발표에서 박상봉 독일통일정보연구소 대표는 “통일 후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한 북한 주민의 열등감과 불만이 폭발할 개연성이 상존한다”면서 탈북자는 “이런 남북 간의 괴리를 이어줄 다리와 같고, 남한 사회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거부감 없이 전달해 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이어 “북한재건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경제 체제의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면서 “또한 남한 사람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중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일종의 ‘통일을 향한 마이스터 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통일대박의 첫걸음인 탈북자 문제를 타국에 전가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중국을 떠돌고 있는 탈북자의 규모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보호받고 있는데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국제사회를 향해 통일대박을 선언한다면 자가당착”이라며 “‘모든 탈북자는 대한민국이 책임진다’라고 전세계에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독일통일의 예로 들며 “동독 땅을 떠난 모든 주민들은 어김없이 서독 정부의 보호를 받았고 동유럽은 물론 서유럽 국가들도 동독 탈출자들이 고통을 받도록 방관하지 않았다”면서 “정부도 탈북자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우리가 보상한다는 방침을 정해 주변국들이 탈북자로 인해 피해 받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자로 나선 탈북자 출신 김영희 한국정책금융공사 북한경제팀장은 통일시대 탈북자들의 역할에 대해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또한 북한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전도사 역할과 통일 분위기에 맞게 북한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역시 “탈북자들은 남북을 동시에 경험하고 선진적인 민주주의체제 하에서 자본주의 경제원리에 부합해 정직하게 돈을 모아 북한에 들어가 통일국가 건설에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