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태국行은 서울로 가는 ‘지하철'”

탈북자들에게 태국행이 서울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하철’로 알려지면서 올 들어 태국으로 밀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태국 경찰 관계자의 발언과 자료를 인용, 태국-라오스-미얀마 국경의 삼각형을 이루는 ‘골든트라이앵글’과 접한 태국 북부 치앙사엔을 통해 밀입국한 탈북자 수가 2005년에는 94명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57명으로 불어났으며 올 들어서는 160여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전체로 보면 2003년 밀입국 탈북자 수는 40명 뿐이었으나 올해는 293명으로 급증했다.

태국은 자국 시민 3만명이 한국에서 불법으로 취업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자 문제도 조용히 처리하길 원하고 있으나 작년에 이어 올해 자국으로 밀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급증하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탈북자 수를 줄이기 위해 태국은 밀입국자 처리 기한을 되도록 늦추고 있으나 이 방법마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북부지역에 위치한 이민국 관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를 통해 탈북자의 방콕 이송 기한이 통상 30일이었으나 이를 45일로 늦추라는 비공식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은 이처럼 탈북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지하 선교단체 등을 통해 태국행 루트가 잘 닦여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치앙사엔의 한 경찰관은 “어떻게 부녀자들이 3일간 가이드도 없이 정글을 통과할 수 있겠는가? 어떤 탈북자는 (밀림을 통과하면서도) 심지어 모기에게 한 방 물린 자국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탈북자 지연 처리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국 북부지역을 통해 밀입국하는 탈북자 수는 한 달에 60명 선인데 서울로 들어가는 탈북자 수는 20명에 불과해 서울행을 기다리며 태국에 머무는 탈북자 수가 적체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탈북자 처리에 대한 태국 중앙정부의 지원 부족도 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탈북자 수는 급증하는 반면 이에 따른 중앙정부의 예산이나 인력은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것. 이로 인해 이민국 직원들은 탈북자들의 급식을 위해 개인 호주머니까지 털고 있는 실정이다.

치앙사엔의 한 경찰관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방콕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민국, 국경 안보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가안보위원회, 외무부 등 탈북자 문제와 관련이 있는 태국의 중앙부처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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